<앵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로존 경제가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유로화 강세에 대해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한 것이 환율전쟁 개입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휘청거렸습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 초까지는 유로존 경제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ECB의 통화완화정책과 글로벌 수요 강화, 금융시장 신뢰도 개선 등으로 경제활동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의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는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전체적으로 환율이 장기적인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유로화 절상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 신뢰감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특히 "환율이 경제 목표는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성장과 물가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환율은 통화정책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환율은 성장과 물가 안정에 중요한 요소이며 환율이 물가 안정 위험을 가져올 것에 대비해 예의주시할 것이다."
그동안 ECB가 미국이나 일본처럼 드러내고 자국통화가치를 평가절하 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유로화 절상이 계속돼 물가 하락 압력이 계속될 경우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입니다.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금융 시장은 휘청거렸습니다.
드라기 총재 발언 직전까지만 해도 15개월 만에 최고치 근처에서 움직이던 유로화 대비 달러환율은 기자회견 직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2주 만에 1.34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유로화 강세는 그동안 유럽과 미국증시 랠리의 핵심 배경이었는데,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계속된 유로화 강세가 유로존 위기 해결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번졌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ECB가 과거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을 때 구두개입을 해 온 만큼, ECB가 앞으로 글로벌 환율 전쟁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