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천재들의 인기강좌...의외네~

입력 2013-02-07 10:05
수정 2013-02-07 10:07
"숟가락을 사용해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서 먹지 마세요", "레드 와인을 마실 때는 둥근 잔의 밑부분을 잡으세요. 그러나 화이트 와인이라면 잔 밑의 목 부분을 잡아야 합니다" '신부수업'에나 나올 법한 얘기지만 사실은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예절수업'(Charm School) 프로그램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난 1993년 MIT의 문학 담당 교수가 개설한 예절수업이 올해로 20년을 맞았다고 6일(현지시간) 보스턴글로브가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MIT 학생들이 지적 능력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예의범절 등 일상생활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사회생활에서 자주 맞닥뜨리게 될 '비즈니스 만찬'에서의 예절이나 호감을 줄 수 있는 대면 노하우를 가르치는 게 주목적이다.



20주년을 기념해 지난주 사흘 일정으로 열린 올해 프로그램에서는 남녀 학생들이 만찬 테이블에서의 올바른 식사예절을 배웠다. 굽 없는 구두에 연회복을 입거나 블라우스에 운동화를 신은 여학생, 운동화 차림으로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남학생들이 적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빵에 버터 바르는 방법에서부터 테이블 냅킨을 사용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일상 예절을 배웠다.



젊은이들이 몸에 늘 지니고 사는 휴대전화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주된 관심사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식사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가르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신입생은 "데이트를 하면서 서로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데 다반사인데 상대방에게 어떤 예절을 갖춰야 하는지를 배우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젓가락을 사용하는 아시아계 학생들은 포크를 사용하는 서양 식사법을 배울 수 있어 유용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계 신입생인 앨리스 루(18)는 "(포크를 사용해) 스파게티를 우아하게 먹는 법을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앨리스는 이번 강좌를 통해 스파게티를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돌돌 말지 말아야 한다', '칼로 스파게티를 잘라선 안 된다' 등의 에티켓을 배웠다. 이밖에도 '식사 중에 자리를 비울 때는 냅킨을 반으로 접어 의자에 놓아야 한다', '버터는 한번 먹을 분량만 빵에 바른다', '동반자들이 술이나 후식을 주문하지 않는데도 혼자만 주문해선 안된다' 등도 프로그램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트래비스 메릿 문학교수가 1993년 개설한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에겐 문학박사 학위를 빗댄 '예절박사'(ChD:doctor of charm) 학위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