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하루만에 낙폭만회 배경은?"

입력 2013-02-06 09:29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모두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어제 누가 봐도 조정에 들어간 것 같았는데 하루 만에 이를 뒤집었다. 오늘 미국시장 마감브리핑을 통해 미국 증시의 재상승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고 재작년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글로벌시장 전체에 조정이 왔고 우리증시에도 낙폭이 컸다. 이런 신평사에 이상한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짚어보자. 그리고 미국증시와 우리증시에 괴리감은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식투자에 매력이 있다는 칼럼 내용까지 보자.



오늘 새벽 마감한 미국증시 반등 배경에 대해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살펴보자. 어제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미 증시는 이제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 한 달 내내 올랐는데 여기서 안 빠지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를 비웃듯 미 증시는 하루 만에 전일장의 낙폭을 바로 만회해버렸다.



어제와 반대로 S&P500지수 10개 구성업종 모두가 상승을 했고 반대로 어제 낙폭이 컸던 제조, 금융, 원자재, 기술업종의 반등폭도 컸다. 여기에는 그다지 메이저급의 기업들도 아닌데 여러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투심을 부양했다고 분석했다.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한 과열양상이다.



어닝 시즌 2~3주째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미국을 대표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웬만큼의 실적 호조를 내놓아도 심드렁하던 월가가 갑자기 실적 호조에 환호했다. 과열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오늘 워싱턴에서 호재가 하나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재정절벽 상황 마지막에 논란이 있었던 부채감축안 세부사항 중 시퀘스터라는 것이 있었다. 가만히 두면 자동적으로 정부지출에 막대한 자동삭감이 되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이렇게 되면 안 된다며 조속한 대처안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다. 투자자들은 여기에도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오늘 시황에 대해 현지 전문가의 의견을 보자.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구성기업 69%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는데 비록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실적 시즌의 평가는 합격점이다. 여기에 지난 재정절벽 위기상황 이후 워싱턴도 큰 마찰 없이 결국 부채감축 협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신용평가사 하면 알러지 반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고 유럽에서 특히 반 신평사 정서가 강하다. 왜냐하면 지난 유로존 금융위기때 오히려 신평사가 앞잡이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관련 내용을 워싱턴 포스트지를 통해 보자.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는 다른 신평사들에 비해 약간 매파적이다. 특히 신용등급을 내리는 것에 있어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회사다.



그런데 미국정부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모기지 담보부 증권이 완전히 부실화되어 사고가 터지기 직전까지 모기지 담보부증권에 대해 AAA 신용등급을 부여해놓고 전혀 수정하지 않았던 S&P에 50억 달러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50억 달러면 이 회사 입장에서 큰 돈일 수 있고 작은 돈일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평사란 우리나라의 대형 로펌 같은 존재감이다. 성 위에 사는 신비감이 있고 전통적으로 미국의 기득권과 공화당과 교감이 깊은 슈퍼 갑의 위상인데 여기를 상대로 미 정부가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소장을 봤더니 총 128페이지 분량의 소장 내용 중 목차 바로 다음 소송 취지에 보니 미 정부는 S&P의 이 같은 신용등급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신평사의 기능에 큰 오류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 맞는 이야기이지만 그 시점이 문제였다. 2004년 9월에서 2007년 10월까지 이 같은 정황이 있다. 5년 반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야 왜 이 소송을 제기했을까.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미 정부의 소송은 시점이 상당히 절묘하다는 여러 설왕설래가 있다. 미국의 경우 부채한도가 점점 데드라인까지 차오르면서 숨이 넘어가려는 시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미국 신용등급이 또 한번 강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평사 중 제일 까칠한 S&P를 찍어 재갈 물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만약 이러다가 진짜 싸움이 붙어 S&P가 수 틀리는데 미국 신용등급에 손 대자, 강등하자고 마음을 먹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증시에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거나 원달러환율에도 좋을 것이 없는 이슈다. 마찰 없이 잘 합의됐으면 좋겠다.



주식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주식투자 자체가 수익을 줄 수 있느냐는 시각이다. 요즘 코스피증시 거래량을 보면 상당히 이런 추세가 강하다. 이런 투심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은 주식투자는 여전히 흙 속의 진주라고 이야기한다. 글로벌 유동성은 누가 봐도 밀물, 썰물 중 밀물이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투자처는 결국 주식이더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미 증시는 누가 봐도 수급상 과매수 국면이지만 그동안 채권시장에 왕창 몰렸던 자금이 이제는 서서히 빠져나올 채비를 하고 있는데 원재자, 금, 외환 등 여러 메뉴를 봐도 결국 빛나는 것은 주식이라는 설명이다.



그 근거가 도대체 무엇일까. 미국증시의 경우 S&P500지수를 10년 주기로 끊어 평균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PER 10배 미만에서는 9% 수익, PER 10~15가 7%, 15~20배까지 가도 심지어 수익이 4.8%다. 또 PER의 20배가 넘는 상황에서는 2.4%의 수익률을 보였다. 우리증시 입장에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어제 기준 코스피 PER이 8.2배 수준이었다. 그러면 10배 미만이니 9% 정도 수익이 나야 정상인데 연간 수익률 9%는 좋게 말해 안정적인 반면 조금 심심하다고 할 수도 있다. 눈높이를 낮춰야 될까, 초과수익 달성을 위한 수를 내야 할까.



미 증시와 우리증시는 계속 디커플링이 있었다. 미국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우리나라가 튀어오르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했는데 어제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미국증시 반등이 우리나라 증시의 반등에도 역시 도움이 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MSCI 한국지수는 외국인들이 더 이상 팔지는 않는 것으로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을 이야기하고 있고 지금 너무 한국주식 비중이 적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