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모두가 기다리던 조정은 결국 오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미국증시의 경우 어제 하루 빠지며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봤지만 그대로 오늘 만회했다. 그동안 우리증시와 미국증시의 디커플링 때문에 미국이 조정을 받으면 우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를 했지만 어제 보니 전혀 아니었다. 오늘 미국시장의 반등은 오늘 우리나라 증시의 반등으로 연결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미국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 로이터통신을 먼저 보자.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있는데 제목에 등장한 S&P, 무디스, 피치 중 S&P사는 다른 신평사들에 비해 약간 매파적이다. 특히 신용등급을 하향하는 것에 있어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편이다.
미국정부는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MBS라는 모기지 담보부증권이 완전히 부실화되어 사고가 터지기 직전까지 S&P사가 AAA 신용등급을 그대로 부여해놓고 전혀 수정을 하지 않았던 책임을 물어 50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정부는 S&P의 이 같은 신용등급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신평사의 기능에 의문을 갖게 한 이유라고 소송 사유를 밝혔다. S&P에서는 이를 인정했다고 하는데 사실 금액이 50억 달러라는 것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액수다. 신용평가사가 소송을 당해 배상판결이 만약 난다면 그야말로 신용평가사의 신용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지난 유로존 위기 때 하도 신평사가 앞잡이 노릇을 하니 유로존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공격도 하고 무력화하려는 시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신용평가사란 우리나라의 대형 로펌과 같은 존재감이다. 성 위에 사는 위상이고 전통적으로 미국의 기득권, 공화당과 상당히 교감이 깊어 베일에 쌓여 있지만 슈퍼 갑의 존재다.
그러다 보니 이번 미 정부의 소송은 그 시점이 상당히 절묘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부채한도가 점점 턱까지 차오르면서 신용등급이 또 한번 강등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신평사 중 제일 까칠한 S&P를 찍어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그래서 시점이 절묘하다는 표현이 설명된다.
미국의 신용등급을 지키려는 노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쁠 것 없지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서로 싸우는 것은 또 다른 불확실성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현대, 기아차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요즘 시름이 깊은데 관련된 내용을 보자. 지금 국내자동차주의 부진은 한마디로 엔저, 일본차 때문이라고 풀이가 가능하다. LA타임즈를 보자. 한때 서양 외신들의 자동차 섹션에는 심심하면 현대, 기아라는 제목이 올라왔는데 요즘은 다시 일본차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현상이 씁쓸하다. 재작년 미국에서 급발진과 브레이크 고장으로 일가족 사망사고라는 엄청난 사건이 터진 이후 도요타 사장이 미국에 가서 무릎을 꿇다시피 사죄한 일이 있다.
그 이후로 도요타는 환골탈태, 분골쇄신의 노력을 거듭했고 여기에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까지 중무장한 끝에 지난 4분기 미국 내 도요타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한 10억 90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런데 약간의 불편한 진실이라면 관세를 적용하지 않으면 도요타의 캠리와 우리나라 소나타가 비슷한 가격대이고 경쟁 차종인데 타 보면 솔직히 도요타 캠리가 완성도나 모든 면에서 수준이 약간 더 높다. 물론 우리나라 차는 예전보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미국시장에서 저가 메리트를 더해야 경쟁력이 있는데 일본이 엔저로 미국시장에서 가격을 다운시키니 현대차, 기아차는 매출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삼아 또 한번 도약하는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빛날 수 있는 것이 자동차주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시장 이야기를 보자. 미국증시와 우리증시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에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흙 속의 진주라는 표현은 지저분한 환경에서도 독보적으로 빛나는 대상을 이야기할 때 쓰는 표현이다.
글로벌 투자자산은 지금 그야말로 밀물이다. 돈이 몰려들어와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좋은 기회는 그래도 결국 주식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유동성이란 밀물과 썰물이 있다. 유동성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기에 물고기 한 마리만 물길을 거슬러올라간다는 것은 의미도 없고 S&P500지수 기준으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PER 10배 미만에서는 평균 9%, 심지어 PER이 20배가 넘는 상황에서는 2.4% 의 역사적인 수익률을 보였고 PER이 10~15배인 경우 7%, 15~20배인 경우에도 4.8%로 수익률이 집계됐다.
이 내용이 우리증시 입장에서는 조금 헷갈리는 적용을 해야 되는데 어제 기준으로 코스피 PER이 8.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러면 10배 미만이니 9% 정도는 수익이 나야 정상이다. 9%란 조금 끼 있는 종목을 좋아하고 피가 뜨거운 투자자들에게는 분봉 차트를 띄워놓았을 때 장대 양봉이 하나 뜨면 하루 만에 게임이 끝나는 수익이기도 하고 은행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바란다는 안정형 투자자에게는 꽤 괜찮은 수익률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코스피의 PER을 감안했을 때 미국증시보다는 훨씬 저가 메리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분명한 것은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이 됐으면 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