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 수출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이미 환율 하락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경제에 어두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상황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9곳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응답기업 2곳 중 1곳이 환율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여 만에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입니다.
<인터뷰>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
"환율이 워낙 급하게 변동하다보니 정도의 차이는 잇지만 대부분의 수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피해유형을 보면 기계약한 물량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하고 채산성 악화와 국제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뤗습니다."
특히 가전과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는 피해율이 100%로,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가치는 급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기업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무와 플라스틱, 정보통신기기, 조선·플랜트, 기계·정밀기기 등의 업종도 피해율이 90%를 넘어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 환율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어든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업종의 피해율도 80%대 중반에 달해 업종 구분이 무의미해졌습니다.
피해유형별로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물량에 대한 환차손'이 67.6%로 가장 많았고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와 운전자금 부족'이 27.7%,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가 21.6%로 뒤를 이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는 30%가 넘는 기업이 '대책이 없다'고 답했고, 환율하락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여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47.3%가 '불가능하다'고 밝혀,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이들 기업들은 환율 방어를 위한 정책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환율 피해로 경영난에 직면한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일시적인 자금지원이라도 늘려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