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후폭풍 우려..급격한 금리상승 '부담'"

입력 2013-02-05 09:41
출발 증시특급 1부 - 머니인사이트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주에 2%를 넘었고 그 선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동향을 보면 작년 4월 이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지난 연말부터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 다우지수가 14000을 돌파했을 때 금리는 2%였다. 채권수익률이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니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연준이 채권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계속 사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니 채권을 팔아야겠다, 재정절벽 문제도 대두되니 조기에 양적완화를 끝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채권시장에서 가격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양적완화란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다. 금리를 떨어뜨려야만 미국경제가 회복된다는 것인데 금리가 다시 반등을 하고 있다는 뜻은 경기가 회복되기도 전에 정책적인 효과들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니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증시 주변의 자금 흐름 중 세 가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첫 번째가 미국의 고용지표이고 두 번째가 우리나라와 미국의 채권시장이다. 채권금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중시해서 보자.



지난주에 나온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 상당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덕에 다우지수가 14000을 돌파했는데 물론 유럽문제가 대두되면서 14000선을 내줬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와 반대로 미국금리는 2%를 넘었다. 이런 것은 진짜 경제가 좋아진다는 생각에서 채권을 팔겠다는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표현을 월가에서 만들었다. 월가는 이런 말들을 잘 만들어낸다. 그런 것을 이용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굉장히 낮게 유지되다가 그것에 별 재미가 없어지면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이동한다. 자금이 크게 움직인다, 머니 무브,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로테이션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이다.



월가의 일부 투자은행들은 올해가 그런 시기라고 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2%가 안 되는 금리를 가지고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니까 조금 더 수익률이 높은 주식이나 실물자산으로 옮겨가는 것인 것인데 이런 자금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징후는 곳곳에서 보인다.



흔히 공포지수라고 하는 VIX 지수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것은 상당히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해왔다. 작년 말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시끄럽더라도 이것이 쉽게 15, 20선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내려왔는데 그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욕구가 크고 그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두려움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실제 자금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펀드 시장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 4주 간 주식형 뮤추얼 펀드에서 207억 달러 정도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2000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자금시장의 큰 흐름이 위험자산에 가야 한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과 달리 금은 가지고 있어도 이자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금은 최후의 수단이며 가치가 급변동할 때를 대비한 가치 보존 수단은 될 수 있지만 안전자산으로서 더 의미있는 것은 채권이다. 경제가 좋아지면 그런 것을 반영해 원유선물이나 구리선물이 반응한다.



대세를 따르는 것이 안전한 길이나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방식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첫 번째, 이것이 채권시장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급격히 일어나서는 곤란하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질서 있는 금리의 상승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연준이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많이 사서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연준이 가지고 있는 채권의 가격이 떨어져 대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재정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까지 대규모 손실을 보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재정절벽 문제와 유사한 것이다.



두 번째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그렇게 급격히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채권시장은 일종의 인질이다. 이 인질이 잘 구출되어야만 미국정부와 월가,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 좋을 수 있다. 미국의 금리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로 만들지 않고 점진적으로 질서 있게 상승하는 방향으로 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현실화되어 주가가 아주 큰 폭으로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수익률이 급격하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면 채권의 종류에 따라 채권에서도 투자 수익원을 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초우량 기업이 발행한 저금리 회사채나 국채보다 중견그룹이 발행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이 있다. 이런 것에 투자한다면 올해도 채권시장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 금리가 급등하면 어떻게 될 것이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에 대비해 국채보유 비중을 조금 줄여놓는 것이 좋겠다. 월가의 골드만삭스 CEO가 얼마 전 다보스포럼에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 지금 채권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와있는데 은행이나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돈이 빠지는 것에 대해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표현을 했다. 만약 그런 식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 골드만삭스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있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굉장히 약삭빠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골드만삭스의 CEO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자기네들은 채권금리가 상승할 것에 미리 대비를 했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그러니까 채권 비중도 줄여놓고 대신 채권비중 줄여놓은 것을 현금화해 가지고 있다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고 중견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이런 것에 대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다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채권 일부를 현금화하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저금리 자금 조달을 미리 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투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할 것을 미리 대비하는 기업을 유심히 보자. 이런 기업들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어느 정도 저항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니 이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