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11편. Idioms학습의 필요성에 대한 재고
학창시절 idioms를 외우느라 애썼던 경험이 다들 있을 것입니다. 유용한 표현이기 때문에 외워야 한다고 배웠던 기억, 그리고 시험에 나올만한 표현이니 외워야만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러한 idioms들이 얼마나 영어학습에 중요한지에 대한 의구심 없이 당연히 외워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영어권 국가에서 국한되다시피 하여 사용되는 idioms를 아는 것이 우리 같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영어 학습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과연 이런 표현들을 많이 아는 것이 각기 다른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까요? 당연히 영어권 국가의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중국사람과의 의사소통에는 어떨까요? 큰 도움이 될까요? 아마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소수의 표현을 제외한 대다수는 해당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영어 사용자와의 의사소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 자료는 미국 TV 토크쇼 <The Ellen DeGeneres Show>인데요, 작년 여름에 가수 싸이 씨가 출연하여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토크쇼이지요. 아래의 사진은 얼마 전 배우 드류 배리모어가 출연한 에피소드 중 한 장면 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동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한 idiom을 사용하는데요, 그 표현의 의미를 한 번 유추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WMLd-QHIpnE 6:31부터 유의해서 들어보세요.)
그녀가 사용한 idiom을 들으셨나요? 그리고 무슨 뜻인지 추측해보셨나요? 그녀는“I want to knock your socks off.”라며 진행자 엘렌에게 말했는데요, 혹시 이 표현이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능한가요?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context를 통해 유추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갑자기 그녀가 왜 양말을 벗기려고 하는지 의아하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Knock socks off는 누군가를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대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만약 드류 배리모어가 “I want to amaze you.”라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는 아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표현을 아는 것이 영어학습에 얼마만큼 중요한 것일까요? “native speakers”가 아닌 다른 언어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표현들을 사용했을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10편 <Dialects와 proficiency의 관계>에서도 언급했듯이, 전세계 영어 사용 인구 중 “native speakers”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 정도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native speakers”보다는 그렇지 않는 2/3의 사람들과 영어로 의사소통 할 확률이 2배 가량 높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영어권 국가에서 주로 통용되는 idioms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권 문화를 반드시 배우고 또 몸에 익혀야만 하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이제 영어는 “native speakers”들의 모국어가 아닌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수단이며, 우리의 영어 학습 목표는 interaction 능력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선하 ELF 강사. <a href="http://blog.naver.com/goseonha">http://blog.naver.com/goseonh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