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270도 돌아가는 올빼미...그 비밀은~

입력 2013-02-01 11:54
수정 2013-02-01 11:57
올빼미는 좌우 어느 방향으로든 머리를 270도 돌릴 수 있어 가만히 앉은 채로 주위를 360도 살필 수 있는데 이렇게 하고도 목과 머리의 혈관이 손상되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NBC 뉴스가 31일 보도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과학자들은 혈관 조영술과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의학 일러스트레이션을 이용해 자연사한 흰올빼미와 아메리카올빼미, 수리부엉이 등 올빼미 12마리의 신체 구조를 분석한 결과 모두 머리를 지탱하는데 필요한 뼈와 혈관 네 부위에서 부상 방지를 위해 적응이 일어났음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들 올빼미의 동맥에 조영제를 주사해 혈액처럼 흐르게 한 뒤 올빼미의 머리를 급격하게 회전시키는 실험 결과 조영제가 더 많이 흐를수록 턱 바로 밑, 머리 기저부의 혈관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사람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사람이 이런 일을 당하면 동맥 혈관이 점점 좁아진다.



연구진은 올빼미의 큰 머리와 눈을 돌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 저장소가 커지도록 신축성을 갖게 됐으며 이를 지탱하도록 혈관들이 서로 연결되고 적응함으로써 혈류에 차질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경우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머리를 갑작스럽게 돌리면 뇌와 목의 동맥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면서 "올빼미와 사람을 포함해 거의 모든 동물의 경동맥과 추골동맥은 매우 연약해 혈관 내막에 아주 작은 손상이 일어나도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사람이 머리와 목을 갑자기 회전시키면 혈관 내막이 늘어나고 파열돼 혈전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색전증이나 뇌졸중이 올 수 있는데 이런 사례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뿐 아니라 극심하게 요동치는 롤러코스터나 잘못된 척추지압 과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올빼미의 첫번째 해부학적 변이는 목에서 발견됐다. 목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대동맥이 척추 뼈의 가로구멍(횡돌공)을 통과하는 부위인데 이 구멍의 지름이 동맥 지름의 10배나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큰 가로구멍 공간은 동맥이 뒤틀려도 무리 없이 통과하도록 완충 역할을 하는데 올빼미의 경추 14개 가운데 12개가 이런 적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빼미의 경추 동맥은 다른 새들에 비해 목의 빈 공간 속으로 더 높이 올라간 12번 경추까지 도달해 혈관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올빼미의 경동맥과 추골 동맥이 사람 성인과 달리 서로 연결돼 있어 두 혈관 사이에 혈액 교환이 일어날 수 있고 만일 극심한 목의 회전으로 혈관 하나가 막혀도 뇌에 혈액이 계속 공급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