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엔저 정책으로 촉발된 '환율 전쟁'의 전운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재계와 정계 지도자들은 '환율 전쟁'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엔화 가치 하락을 통해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으려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세계 주요국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일본의 과도한 엔저정책으로 촉발된 환율전쟁 가능성이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실제로 포럼 기간 내내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은 자국의 통화정책을 방어하기에 급급했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국가들은 일본의 엔저 정책을 맹비난했습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본의 엔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G20(주요 20개국) 공조'라는 압박카드를 꺼내들었고, 이에 대해 아베 일본 총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도 일본발 환율 전쟁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머빈 킹 총재는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총재
"염두에 둬야할 두 가지 요소가 있다. 그 중 첫째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결국 물가 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정부부채를 줄이기 위한 중기 계획을 먼저 시행할 것을 일본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
"IMF는 일본은행의 무제한 양적완화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처럼 국가부채를 앞으로 어떻게 줄여 나갈지에 대한 중기 계획과 함께 진행했으면 한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일본의 공격적 엔저 기조는 국가 간 경쟁적 통화 절하를 유도할 위험이 존재하다"며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해 서구권 국가들의 일본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처럼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라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도 일본은 엔저정책을 비롯한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당분간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과거 우리가 해왔던 정책 연장선상의 대응으로는 디플레이션과 엔고를 탈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대담한 정책을 제시한다. 단호한 결의로 강한 일본 경제를 만들겠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4월 일본은행(BOJ) 총재를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인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속적인 엔저 유도에 나설 것으로 보여 세계 주요국들의 반발에 따른 환율전쟁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