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에 유로화 강세..엔화 향방은?"

입력 2013-01-28 10:24
수정 2013-01-28 10:25
출발 증시특급 2부-마켓리더 특급전략







NH농협선물 이진우 > 주말에 NDF 시세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금요일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의 강세, 특히 3년 동안 1%의 저금리로 ECB가 유럽은행에게 2011년 12월에 풀었던 1차 LTRO 자금의 28% 정도가 31일부터 조기 상환된다. 그만큼 시중의 유로화가 ECB로 흡수되어 유로화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다. 그래서 전반적인 달러 약세가 있었고 주말 뉴욕증시도 좋았다. 그렇게 하는 와중에 환율이 이렇게까지 뛰어 깜짝 놀랐다. 지금 서울 외환시장에는 제대로 숏스퀴즈가 걸린 것 같다.



달러원차트부터 보자. 작년 5월 1185원대부터 쉼 없이 밀렸고 지난 15일만 하더라도 1054원 50전 장중 저점을 찍었다. 이때 1050원이 무너지는 듯한 흐름이었지만 시장의 흐름이 이렇게까지 가파르게 돌고 있다. 지난 주말 74원 50전으로 끝났고 오늘은 이미 80원도 넘어섰다는 이야기다. 장중 87원까지 갔다면 사실상 1085원도 오늘 중에 갈 수 있는 흐름이다. 여기에 우리 코스피가 갈수록 두 자리수까지 낙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시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율이 너무 떨어져서 그것이 주식에 부담이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환율이 오르는 와중에도 밀린다. 그런 상황이고 애플이 급락을 보이는 것이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을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삼성전자는 애플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 이는 기술적으로 헤드앤 숄더가 완전히 아래로 깨지는 양상이고 일목균형표상 후행 스핀도 가격대를 뚫고 내려온다.



그리고 갈 때는 어떤 재료도 좋게 해석되는 반면 지금은 어떤 상황도 악재로 인식될 만큼 시장이 취약한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이 부분은 설명이 애매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황이 나오지 않았지만 요즘은 뉴 앱노멀,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설명이 잘 안 되고 흔히 접하기 힘든 시장의 모습이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시장을 설명해야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당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환율이 갑자기 도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겠다. 외국인 매도도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 달러원차트에서 본 것과 같이 지금은 숏 포지션이 꼬였다. 엔원 숏플레이나 원화가 1000원으로 바로 간다고 봤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외환시장의 큰 흐름을 보자. 유로달러환율, 유로엔환율 차트를 함께 보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리먼 사태가 난 이후 1차 양적완화를 거쳐 유로는 강세를 보였지만 유로가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2009년 11월에 EU가 그리스 재정통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즉 재정적자를 그동안 너무 좋게 발표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가 터졌다. 또 2차 양적완화 등의 이유로 반등하던 유로는 그리스가 2차 추가 구제금융 신청을 하면서 또 약세로 가는 흐름이었다.



작년 7월 26일 ECB 통화정책회의가 끝나고 나서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과 유로화를 사수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다시 돌았다. 여기에 유로엔의 경우 아베 신조발 정치 발언까지 타면서 간다. 큰 흐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와 이후 그리스로부터 불거진 유럽재정위기다. 당시에는 전세계적으로 엔이 제일 강한 통화였다. 그 다음 달러이고 유로화가 제일 약한 통화였다면 어느덧 우리는 엔이 가장 약한 통화가 되고 유로가 강한 통화가 된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유로를 기피했던 자금들이 다시 유로로 쏠려가는 흐름이다. 유로달러는 1유로당 1.35달러까지 왔다. 이것이 돌파되면 1.38도 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흐름은 유로가 1.35도 돌파하고 1.38도 가는 유로강 달러약이면 서울에서는 환율이 1000원으로 가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할 때 유로가 부러지는 모습을 보자. 유로의 숏 플레이를 하면서 돈을 벌면서 가는 장은 아니다. 최근 이 쪽도 이렇게 가파르게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유로의 시장에서도 숏스퀴즈 내지는 포지션들이 꼬이면서 손절성 거래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유로당 124엔이 저항선이지만 이것도 만약 돌파되면 132도 간다. 그런데 1.38, 1.30도 갈 수 있겠느냐고 본다면 계산상 달러엔이 96엔도 가느냐는 이야기다. 뉴 앱노멀, 정말 설명하기 힘든 어려운 시장의 국면은 지금 당장 90엔도 올라서고 91엔도 올라섰기 때문에 95엔은 못 갈 것도 없지만 기술적으로는 곧 달러엔의 급락이 보인다.



시장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달러엔환율이 오르는 엔화 약세일 때 서울에서는 엔원환율이 떨어지는 흐름이었는데 만약 이러다가 달러엔환율이 아래로 미끄러지는 엔화 강세로 갈 때는 오히려 달러원환율은 오를 수 있다.



불과 1, 2주 전만 하더라도 수입업체들은 연말결산을 끝내고 꾸준히 하락 추세에 접어든 환율로 느긋해했지만 순식간에 환차손이 발생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 수출업체, 수입업체 할 것 없이 기업들은 키코 사태 이후 헤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망을 포기하자. 수입업체는 아래쪽에서 환차익이 확보되는 순간, 수출업체는 그동안 떨어지는 환율에 전전긍긍했던 것을 보면 언제 돌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게 된다면 각 기업이 처한 형편에서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