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 올해 아시아증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수익률을 기록하는 증시는 일본과 중국증시다. 일본증시의 경우 작년 11월 중순 조기총선 이후 일본 아베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정책적으로 실현되면서 작년 12월에 닛케이지수 1만 엔선을 회복했고 이후에도 견조한 상승 흐름을 통해 1만 1000엔선에 근접한 주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증시도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의 경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증시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약세 흐름을 보여준 증시 중 하나가 중국증시다. 그렇지만 올해는 지난주 4분기 GDP 성장률 공개를 통해 이미 중국경제가 작년 3분기에 저점을 통과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되어 중국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또 이와 더불어 정책적인 힘이 중국증시의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이 증시부양을 위해 대외 개방정책을 조금 더 강화했다는 점을 들 수 지난 14일에 중국 증권감독 위원장은 해외자금 유출을 위해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한도를 각각 800억 달러와 2700억 위안에서 10배까지 확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당일 상해종합지수는 3%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을 보면 작년 3분기 현재 중국 전체 A 유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주식보유액은 지난 2004년 1분기의 1800만 위안에서 현재 582억 위안으로 크게 급증했다. 그렇지만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을 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0.3%에 그치면서 2004년 이후의 평균치인 0.6%를 하회하고 있고 2008년 이후 평균수준인 0.4%마저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제시된 중국정부의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는 향후 중국증시의 수급 개선에 큰 기대감을 갖게 하는 정책이다. 반면 현재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라 우리나라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감이 점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 입장에서는 중국의 증시개방 정책이 또 다른 수급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논리를 보면 우리나라 증시에서 이탈해 중국증시로 투자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증시 수급에 대한 우려감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중국의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는 코스피의 수급 악화를 더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지 않다. 우선 중국정부의 증시개방 정책만으로 중국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를 도모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실제로 작년 8월 중국의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8월을 포함한 2분기 외국인의 중국증시 내 비중은 전분기와 동일한 0.4%를 기록했고 3분기에는 오히려 0.3%로 낮아졌다.
물론 작년 8월에 외국인은 코스피에 대해 470억 정도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렇지만 작년에 외국인이 순매도한 4개월의 평균수준인 600억 원 정도보다 적었던 규모다. 또 9월에 다시 순매수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8월 외국인의 순매도가 중국증시의 수급개선 정책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오히려 외국인의 순매도는 미국이나 중국의 경기하강 우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재정위기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중국증시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개방정책과 함께 중국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감 강화가 우선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실제 중국증시 내 외국인 투자비중은 중국 GDP 성장률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은 중국경기에 대한 신뢰감 강화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경제가 작년 3분기 저점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중국증시로의 유입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중국경제 성장이 V자형 반등보다는 점진적인 성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시에서 이탈을 초래할 정도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도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중국의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시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중국의 투자한도 확대가 우리나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12개월 선행 PBR은 9.9배 수준으로 지난 2007년 이후의 평균수준인 18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은 외국인에게 중국증시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BR도 9.8배로 동기간 중 평균치인 11배를 크게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 증시가 지속적으로 저평가 국면을 이어가는 등 중국증시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중국으로 대대적인 코스피 이탈을 감행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외국인의 이탈은 뱅가드 벤치마크에 크게 기인한 것도 있지만 예상보다도 그 규모가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최근 원화 강세의 흐름 진행이 약화되면서 환차손에 대한 우려감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