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日, 무역지표 부진..엔약세 재점화

입력 2013-01-25 07:56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뉴욕시장에서 달러엔환율이 다시 90엔선 올라섰다. 일본은행의 소극적인 부양책 결정으로 잠시 주춤했던 엔 약세가 재차 모멘텀을 얻고 있다. 어제 일본 당국자가 100엔을 용인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더해 일본의 부진한 무역지표가 엔화 약세 행진을 다시 한 번 이끌어냈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 감소폭은 전달보다 커졌고 무역수지는 지난 1980년 이후로 가장 긴 적자 행진을 펼쳤다. 일본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연간으로 연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적자가 이렇게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엔화 약세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일본의 경제산업부 차관은 어제 인터뷰에서 90엔 안팎으로 올라선 달러엔환율은 엔고 현상을 조정하는 것으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달러엔환율이 110엔에서 120엔까지 올라간다면 수입물가에 부담을 주겠지만 이보다 낮은 100엔까지 상승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달러엔환율이 10% 이상 더 올라가도 일본정부는 문제시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으로 인해 어제 도쿄시장에서 엔화가 다시 약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밤사이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 밖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엔 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달 중순 무렵부터 변화가 생겼다. 일본 엔화의 상승세가 90엔선 직전에서 일단 제동이 걸린 시점과 일치하다. 이 무렵부터 코스피 현물시장에 외국인들이 두드러진 매도 우유 기조로 돌아섰다. 엔 약세 모멘텀이 약해지니 이른바 엔원 숏플레이의 매력도 떨어졌다고 본 것이다. 달러원환율도 이제부터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보다 며칠 앞서서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도 있었다. 시장 예상과 다른 이 결정으로 인해 유로화가 초강세를 보였는데 이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에는 제동이 걸린 반면 유로는 랠리를 이어가면서 유로화로 환산한 국내 주식가격이 급락세를 타게 됐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이다.



마침 뉴욕증시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잇따르고 재정 불확실성까지 거 완화되면서 미국증시의 상대적 매력도 커졌다. 미국 국채의 경우 연초 급락세로 인해 가격 메리트까지 생겼다. 이 결과로 뉴욕에서는 연초 이후로 주식과 국채 가격이 동반 강세를 이어가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으로까지 넘쳐 들어오던 글로벌 자금이 새해에는 미국과 유로존으로 압축해 흘러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 주식과 국채 가격이 이런 현상은 다시 말하자면 미국의 금융자산, 달러화 자산이 매력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배경에는 경제지표의 호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33만 건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3만 건 가량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른바 지표 서프라이즈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 제조업 PMI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호전됐다. 12월 수치는 전달보다 1.9포인트 상승한 56.1을 기록해 지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제조업 경기가 확장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당초 시장에서는 약간 둔화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