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IMF, 금융위기 이후 변화 모색

입력 2013-01-25 07:36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요즘 환경이 많이 변했다. IMF도 그동안 너무 보수적이었다. 그것은 미국이 최대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미국 중심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경제의 중심권이 재편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IMF도 변신했다. 최근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10년 한국에서 있었던 G20 서울정상회담에서 IMF의 의결권이 신흥국 중심으로 변한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기업을 예로 들면 기업에서도 기업의 경영방침이 변하려면 주주의 구성이 변해야 한다.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러한 것에 맞춰 2차 세계대전 이후 IMF는 자본거래를 자유화시켰다.



왜냐하면 무역자유화를 시키니 자본거래를 자유화시키는 것이 그동안의 목적이었지만 최근 이런 자본거래 자유화에 따라 신흥국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니 신흥국 중심으로 자본거래의 제한적 규제를 허용했던 것은 신흥국 입장에서는 획기적 조치다. 최근에는 선진국들이 굉장히 불공정 행위를 함에 따라 선진국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자유주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국제기구에서는 WTO, 과거의 가트, IMF를 상징적인 기구로 이야기한다. 이것이 변한다는 것은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IMF의 자본거래에 대해 왜 제한적인 규제를 허용할까.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리면 거품이 발생한다. IMF의 설립 목적 중 하나가 금융위기의 방지인데 신흥국에서 선진국에 돈을 푼 것에 의해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 거품이 발생해 반드시 위기가 발생한다. 이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규제를 허용한다.



또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최근에는 자국통화의 평가 절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도 적극 규제하고 나서고 IMF도 규제하고 나서면서 IMF 자체가 많이 변신하고 있다. 이번에는 선진국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서 IMF가 변신하고 있다는 것이 종전과 다른 점이다.



오늘도 뉴욕 외환시장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 미국증시는 현재 상당히 좋다. 애플에서 장중 서킷브레이크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1만 3800까지 올라 굉장히 좋다. 달러가 강세됐는데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환율이 다시 90엔 정도 도달했다. 이렇게 미국의 달러 강세 여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엔화가 약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유도책이 종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IMF에서는 아베의 엔저 유도책에 대해 세 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일단 통화가치의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발권력을 동원해 엔화 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통화, 달러를 직접 산다. 국제교역에서 보면 중심국의 통화를 직접적으로 사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서슴지 않게 자행한다.



그리고 한 나라 정책에서 보면 재정정책을 강구하는 정부와 통화정책을 강구하는 중앙은행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의해 잘못된 방향을 규제한다. 그러나 아베의 경우 일본은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독립성을 무시했다. 이런 엔저의 유도책에 대해 IMF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미 신흥국들은 나름대로 자국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많은 조치 중 외화 유출입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브라질이 외화 유출입에 대해 가장 강력한 조치에 해당되는 토빈세를 부과했다. 이는 초기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국제적으로 호응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이전에는 말레이시아의 총리가 외환거래세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했다. 또 중남미의 경우 브라질의 조치와 유사한 가변외화 중국도 PSI 정책, 영구적 불태환 개입을 한 상태다. 한국에 비해 이런 국가들은 상당히 강력한 조치를 해오고 있다. 같은 선진국들도 일본의 엔저 유도책을 방지하고 있다.



선진국은 외화 유출입에 대해 제한하는 것보다 반덤핑 관세 같은 무역 규제와 결부시킨다. 이것이 차이점이다. 전세계에서 일본의 엔저 유도 정책에 대해 벌써부터 규제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선진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느냐, 신흥국이 적극적으로 반발하느냐다. 이것이 앞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의 모습이다. 지금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현재는 감정싸움까지 가는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IMF나 지금 열리고 있는 다보스 포럼에서 사전에 안건을 정리한 것을 전부 제치고 일본 아베의 엔저 정책과 관련된 글로벌 환율전쟁을 가장 큰 의제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IMF나 G20 같은 세계 최고 경제단위가 올해 예상된 여러 이슈를 제치고 글로벌 환율전쟁 방어에 급선무로 나서고 있다. 이것이 현재 세계경제의 현안이다. 아베가 어떤 식으로 세계경제에서 문제를 저지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지금처럼 감정싸움이 된다면 과거 1985년 플라자합의나 1995년의 역플라자합의 등 신흥국과 선진국 간 감정 싸움을 줄이기 위해 양 경제권 간 이익에 부합되는 합의가 나오지 않을 때 글로벌 환율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의 모습은 환율 전쟁을 줄이느냐, 과열되느냐 여부에 따라 연초 IMF나 각종 예측기관들의 경제전망치가 맞느냐, 크게 벗어나느냐를 좌우할 것이다.



앵커 >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서 신흥국 보호를 위해 외환거래 규제에 나서면 부작용 우려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상당히 부작용이 있다. 2013년에 무역규제조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WTO의 DSB에 각국이 불공정 행위를 제소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상태다. 그 이유는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비롯된 각종 불공정 무역행위 때문이다. 이런 것이 다른 분야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그래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외환당국이 많이 변하는 것 같다. 과거에는 3종 세트를 활용하자는 의견이었는데 여기서 벗어나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발전된 조치가 통화 스왑을 통한 탈 달러 조짐이다.



예를 들어 한중 간에는 위안화 결제를 하겠다는 식이다. 최근 투 웨이 토빈세 시스템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토빈세를 부과하지 않고 지금처럼 모든 통화에 대해 원화가 강세될 때 우리 국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토빈세를 부과하는 시스템이 정부당국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는 아직 채택된 것은 아니다. 분위기가 과거에는 토빈세 부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절대적이었는데 최근 기존의 제도만 가지고 모든 통화에서 원화가 절상되고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한국에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비단 투 웨이 토빈세 시스템뿐만 아니라 다른 강력한 제도가 검토되고 있다.



특히 기아차, 현대차 관계자들이 굉장히 반길 것이다. 기아차, 현대차는 한국 수출기업을 대표하고 지금 환율에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므로 정부당국이 빨리 채택해 우리의 문제를 국익 차원에서 해결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