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일본은행은 지금 1%로 되어 있는 물가안정 목표를 2%로 2배 높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와 합의를 봤다는 보도들이 이미 있었다. 주식, 채권, 외환 가격에도 모두 반영되어 있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부양정책이다. 물가상승률 목표가 높아진 만큼 돈을 더 풀어야 하는데 지금 시장에서는 양적완화 규모를 10조 엔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은행은 당초 올해 말까지 총 101조 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하기로 계획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규모를 10조 엔 확대하게 되면 연말까지 풀리는 돈은 총 111조 엔으로 약 10% 가량 늘어나게 된다. 일단 이 정도까지도 시장가격에 다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보다 훨씬 강한 통화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 내지는 기대도 하고 있다.
그래서 당초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만 발표된다면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일본 주식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당장 공격적인 정책이 결정되지 않더라도 오는 4월 새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일본은행 총재가 바뀌게 되면 추가적인 부양책이 제공될 것이라고 시장은 믿고 있다. 그래서 실망매물이 나오더라도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양적완화 규모와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금 양적완화의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규모는 101조 엔으로 한정해놨는데 이 한계를 없애는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물가상승률이 2%에 달할 때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식으로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의 경우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고 양적완화의 경우 특정한 경제지표나 날짜 시한도 없이 매달 850억 달러씩 채권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일본은행도 무제한 양적완화를 결정한다면 매달 매입하는 자산의 내역과 규모는 특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초과지급준비금에 붙이는 이자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면 이 돈들은 모두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으로 쌓이게 된다. 여기에 대해 일본은행은 연율 0.1%의 이자를 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 2년짜리 일본 국채수익률조차 이보다 낮은 0.07% 수준의 수익률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 돈으로 대출을 하거나 다른 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전형적인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다. 이 이자를 낮추거나 없애면 은행들은 유동성을 짊어지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돈을 굴릴 것이다. 유럽중앙은행도 지난해 7월에 이런 조치를 취했었다.
일본은행이 보다 공격적인 통화부양책을 결정한다면 엔화 약세에 다시 한 번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 원화 가치는 추가적인 절상 압력을 받게 되며 일본과의 무역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외화로 돈을 버는 수출기업들의 매출과 이윤이 당장 감소하는 충격도 있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에 정부와 함께 엔화를 풀어 외화를 사들이는 아주 노골적인 엔 약세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본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밤사이에는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연설에서 경쟁적인 통화 가치 절하 정책, 쉽게 말해 환율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