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통화정책 엔화약세 유도..효과 얼마나?”

입력 2013-01-21 11:06
마켓포커스 1부- 집중분석



NH농협증권 김종수 > 인플레 타깃을 높였다는 것은 통화를 풀겠다는 의미다. 실질적으로 일본 통화당국이나 정책당국이 노리는 것은 엔화 약세다. 리먼 사태 이후 일본이 상당히 강세되면서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많이 떨어졌다. 실질적으로 리먼 사태 이후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마이너스를 나타내 디플레이션이 지속됐다. 상품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엔화가 강세되면서 디플레이션이 지속됐다.



지금 인플레이션 타깃을 2%로 높이는 것은 통화를 많이 풀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수출이나 경기회복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겠다는 것이 정책 목표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이 총선 이전부터 알려지면서 엔화가 상당히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면 정책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있을 BOJ 회의 결과가 나온 뒤의 엔화 향방을 보면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리먼 사태 이후 일본 통화를 보면 30% 정도 절상됐다. 세계 어느 통화보다 상당히 가파르게 절상된 것이다. 2002년 글로벌 달러의 약세가 시작된 시점을 기준으로 따져보더라도 일본 통화는 상당히 절상이 많이 된 상태다. 또 일본 통화당국도 정책당국 기조에 맞춰 양적완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서는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다.



다만 엔화 약세가 지난해 11월부터 상당히 빠르게 추진됐는데 그 속도로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환율이란 양국 간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하나의 가격 변수로 교역 상대방의 암묵적인 합의나 묵인이 있어야 한다. 사실 어느 나라나 어느 통화나 환율이 가파르게 조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협조가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되기 어렵다.



과거 위안달러환율과 위안화절상률 차트를 보자. 미국에서 매년 2번 환율정책 보고서가 발간되는데 이때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이 시점을 앞두고 중국은 이미 자체적인 절상을 단행해왔다. 이렇게 미국이나 주변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엔화가 가파르게 절상되기는 어렵다.



또한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절상됐을 경우 일본의 물가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되어 금리가 올라갈 경우 일본 정부부채가 상당히 크다. 정부부채의 이자비용도 있기 때문에 엔화가 가파르게 절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월 말 미국 부채한도 협상 결과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엔화가 주춤하거나 소폭 반등할 수 있다.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 지표들이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경기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인식의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방항성만큼은 계속 회복된다는 쪽으로 일치되고 있다. 문제는 그 속도다.



미국 FRB와 의회예산국인 CBO에서 GDP를 전망한 수치를 보면 장기성장률로 볼 수 있는 잠재수준은 2.3% 내외로 보고 있다. 그런데 2013년, 2014년 FRB의 기준치를 보면 3%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CBO도 올해 재정절벽의 불확실성만 제거하면 3%를 넘는 성장을 보고 있다. 이는 미국 경기회복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미국의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제조업에 구조적으로 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계속 미국의 경기를 주도할 것이고 결국 자생적인 회복을 늘릴 것이다. 이런 점을 놓고 봤을 때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예상은 낮아져 있지만 재정 불확실성이 점차 해결되면서 좋아질 것으로 본다.



중국도 4분기 GDP가 7.8% 나왔다. 선진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은 주목할 만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 반등했다는 것은 신흥국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해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내수 경기도 꾸준한 회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잠재수준인 8% 정도의 회복은 가능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로벌하게 본다면 미국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중국의 성장도 잠재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좋은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