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부터 이틀 간 일본중앙은행의 첫 회의가 열린다. 이는 국제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이제는 엔달러환율의 수준뿐만 아니라 환율의 상승 속도도 동시에 문제되고 있다. 지금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90엔 정도 올라왔다. 이것은 31개월 만의 최고치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오른 것은 굉장히 속도가 빠른 것이다.
유로환율도 19개월 만에 유로당 120엔을 돌파했다. 원엔환율도 지난 주말 100엔당 1174원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모든 통화에 대해 엔화가 약세 되다 보니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환율 전쟁 이야기가 나온 것은 2010년대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어떤 국가들이 환율전쟁에 가담했는지 살펴보면 환율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년에는 미국의 달러 약세 정책에 의해 브라질을 비롯한 브릭스 국가들이 문제가 됐다. 그렇게 일본의 엔저 정책에 가담하면서 작년 말부터 한국과 중국이 여기에 반발했다.
최근 유로당 120엔을 돌파함에 따라 유럽국가들이 이제는 관세 등을 통해 보복 조치하며 여기에 가담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지난 주말 엔달러환율이 90엔을 돌파했다. 그동안 엔저 정책에서 가장 이용됐던 것이 미국과 IMF다. IMF는 미국이 최대 쿼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미국과 IMF가 동시에 일본의 엔저 정책에 경고하고 나섰다.
문제는 미국도 달러 약세를 추진해 글로벌 환율전쟁을 2010년에 촉발시켰다. 그런데 여기에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번 환율전쟁에 참여하는 국가를 4개로 나눌 때 글로벌 환율전쟁을 촉발시켰던 당사자인 미국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방향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사항이다. 사실상 IMF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만들어졌다. 과거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그대로 용인했던 것은 양적완화 정책의 목표가 위기 극복, 경기 회복, 금융시장의 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양적완화 정책은 위기극복과 경기부양이라는 외형적 타이틀을 가지고는 있지만 실제 자국통화 평가절하책의 일환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활용한다.
자국 통화의 인위적인 평가를 할 때, 특히 중심국가들이 자국통화를 인위적으로 평가할 때는 다른 국가에 고스란히 피해를 전가시킨다. 그래서 다른 국가에 반발을 일으키는, 세계적으로 가장 불공정행위에 해당되는 근립 궁핍화 정책이다. 이런 국제금융시장의 안정과 세계의 공정한 무역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IMF 입장에서 보면 최근 양적완화 정책의 목표나 질적인 측면이 변질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일본이 있다.
앵커> 오늘부터 일본중앙은행의 첫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다. 인플레 타깃팅 선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일본은 미국처럼 중앙은행과 행정부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행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국가들이 100년 걸릴 것을 일본이 50년 만에 압축 성장하는 과정에서 계획기능이 상당히 중요하고 국정총괄기능 관련해 컨트롤타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것을 정부가 집행하다 보니 중앙은행 입장에서 견제와 균형 원칙이 지키지지 않는 것이다.
회의는 오늘부터 이틀 간 열리며 국제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인플레 타깃팅 선을 2%로 올리겠다는 것이 잠정 합의된 상태다. 또 이를 이용해 추가적으로 엔저를 더 유도하겠다는 이야기다.
인플레 타깃팅 선을 2%로 올린다는 것은 발권력을 동원하겠다는 의미다.
과거 노다 정부는 발권력에 의해 돈을 풀더라도 돈을 그냥 풀어두면 엔화가 약세되고 달러가 강세되며 미국이 다시 양적완화 정책에 의해 달러를 풀면 다시 무력화되는 구조다. 아베 정부는 보다 강력하게 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풀면 이 돈으로 달러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달러는 강세되고 엔화는 약세된다. 보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
일본처럼 선진국들이 또 하나의 중심국 통화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바로 지금 가장 경계하는 방식을 일본의 아베가 들이대고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열리는 일본중앙은행 회의가 어떻게 되느냐, 그리고 이 회의 결과에 대해 일본 당사국 내에서 여론 조성이 어떻게 될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중앙은행의 목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 연준도 작년 12월 연준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실업률을 6.5%까지 떨어뜨린 상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2.5% 범위 내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 타깃팅 선을 2%로 잡았었다.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2.5%로 올린 것으로 본다. 이는 중앙은행이 물가보다 성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인플레 타깃팅 선을 올리는 것은 연준이 묵시적으로 올리는 것과 동일한데 무슨 차이가 있으며 일본이 왜 문제가 될까. 일본은 인플레 타깃팅 선을 추가적인 엔저 유도, 즉 자국통화의 평가 절하에 목적을 둔다. 그러나 미국 등의 국가들은 금리 체계의 조정을 위한 전제조건으로써 운영한다.
다른 국가에 직접적, 명시적 목적을 들이대지 않는다. 다른 국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인플레 타깃팅 선 상향에 대해 IMF가 경계하지 않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회복하고 금리체계를 조정하는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주 목적이 있기 때문에 IMF의 목적에 부합한다.
그러나 일본의 인플레 타깃팅 선을 올리고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은 일본의 경제를 살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지만 주 수단이 엔저를 유도해 다른 국가의 달러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 타깃팅을 올리는 주된 목적이 미국과 다르다. 이런 것이 국제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달러당 90엔을 돌파하니 100엔을 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어떤 정책이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으면 그것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이미 미국과 IMF 조차 반대하는 상황이다. 일본 내의 반응은 어떨까. 수출업체가 반대하고 일본의 정책 당국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베 때문에 일본이 국제적으로 은둔의 왕국처럼 보이고 일본 내부에서도 모처럼 3년 3개월 만에 자민당이 집권했는데 국민의 지지도가 다시 노다 정부처럼 40%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한 달도 못 되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자민당 내에서도 목소리가 커지는 상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출보다 내수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수출산업 증대를 위해 엔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일본경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내수가 가장 중요하다. 엔저가 되면 내수시장을 더 침체시키고 이것이 문제가 된다.
오늘 일본이 극단적으로 인플레 타깃을 올려 환율을 올리고 일부 100엔까지 간다고 예측하더라도 지금은 거의 일본의 집권당 내부에서도 일본경제 현안을 볼 때 반대한다. 그런 측면에서 향후 엔달러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의 방향성이 굉장히 주목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되는 대목일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양적완화 정책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양적완화 정책에 일부 국가가 바람직하게 한다고 해도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릴 가능성이 있다. 그것 때문에 지금 분위기가 바뀌는 상황이다. 미국도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논쟁이 있는 상태에서 IMF가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고 경고한다면 이러한 논의가 미국 내에서 굉장히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도 드라기 패키지의 자산매입 정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또 우리나라의 김중수 총재도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추진보다는 조기 종료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금의 분위기로 볼 때 정확한 언급이라고 본다.
지금 세계경제의 문제를 풀어갈 때는 글로벌공조가 필요하고 양적완화와 같은 정책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아베가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다 보니 다른 국가들이 반대해 글로벌공조가 깨지고 조기 종료에 대해 양적완화 정책으로 붙는 논의에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이것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이 최근의 분위기임을 투자자 입장에서는 잘 이해해야 한다.
이미 회의 전 인플레 타깃팅 선에 대해 묵시적으로 합의했지만 정작 일본중앙은행의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낼까, 반대의 목소리를 얼마큼 강하게 낼까, 아베에 대해 일반적으로 눈치만 보고 참여할까. 이 분위기가 향후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나 엔달러환율, 국제적인 통상 분위기에 크게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