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까?]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 없다

입력 2013-01-18 09:55
수정 2013-01-25 15:52
[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까?] 7편.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 없다



불편해도 잠깐 참아야 한다



쉰 살 가브리엘라는 유명한 심포니 오케스트라 총감독으로 일하고 있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그녀는 회사를 대신해서 노조와 재단, 레코드 회사, 콘서트 홀 등과 협상을 벌이곤 했다. 그녀는 강인하고 능숙한 교섭가로서 명성을 날렸지만 막상 이사회를 상대로 자신의 정당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는 못했다. 매년 협상 시기가 오면 비슷한 직종의 사람들이 받는 보수 목록을 이사들에게 제출하긴 하지만,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그들이 주는 대로 받았다.



“저는 마지막 순간에 왜 그렇게 하지 못했나 싶어 화가 치밀어 올라요. 제가 한 말은 그저 ‘감사합니다’뿐이었어요. 제가 뭔가 맞받아쳐서 말했다면 그들이 저를 더 존중해 줬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화가 나요. 그들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조차 협상하지 못하는 여자가 어떻게 오케스트라를 위해서 잘 협상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여자가 협상에 대해 갖는 불안감은 그들의 협상 과정을 더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여자가 협상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 여자는 협상에 대해서 더 많은 불안감을 경험할 뿐 아니라 그 불안감이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취업 카운슬러인 마사는 “정신적·신체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에 협상을 피하는 편이에요”라고 말한다. 그 ‘불편한 순간’이 그녀로 하여금 아예 협상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여성의 강한 욕구는 많은 여성에게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이 실제로 협상 관련자들과의 개인적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취업 카운슬러로 일하는 마사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들에게는 이런 게 있어요. ‘이건 사적인 감정이 아니야. 우리는 축구 경기장에 있어. 시합을 하는 거라고. 하지만 시합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좋아질 거야.’ 그런데 그렇게 개인적인 감정을 분리시키는 건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자랄 때부터 그랬죠. 모든 게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주입된 것 같아요.”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갈등 경험이 더 적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울 기회도 더 적다. 그들에게는 그런 기술이 없는 것이다. 물론 갈등 상황이나 거절당하는 것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지만, 거절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그들이 뭔가 요구하는 데 더 많은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협상에서는 갈등과 경쟁이 빠질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그 갈등은 개인적인 감정 싸움이나 관계를 망치기 위한 것이 아닌, 개선과 발전을 위한 것이다.



<린다 뱁콕,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제학과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