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 자금 집중...글로벌펀드 유입 사상최대

입력 2013-01-17 08:39
수정 2013-01-17 09:01
최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글로벌펀드 자금의 신흥국 유입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등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형펀드 자금의 2001년 이후 신흥시장 누적 유입액은 지난 1월9일 기준 2천242억 달러로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주요 글로벌펀드 중 글로벌이머징마켓(GEM), 아시아(일본 제외),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라틴아메리카 등 투자 대상 지역이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펀드들의 누적 유출입 자금 집계 결과다. 같은 날 선진국 시장의 누적 투자자금은 872억 달러 순유출로 나타났다. 선진시장에서는 2000년말과 비교해 오히려 900억 달러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은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엇갈렸다.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다. 2007년말 신흥시장으로의 글로벌펀드 누적 유입액은 488억 달러였으나 5년여 만에 5배로 늘어나 2천억달러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에 선진국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을 보면 신흥시장과는 반대로 순유출이 284억 달러에서 872억 달러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작년 11월 누적 유출액이 1천200억달러를 넘어섰으나 최근 다소 유출 규모가 축소됐다.



글로벌펀드 자금의 선진국 시장 누적 유입액은 2007년 1천억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2008년 1월 순유출로 전환했다. 이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자금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경기 회복 기대감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며 신흥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3~9일 일주일간 신흥국 주식형펀드로의 주간 자금 유입은 집계 이후 최대 규모인 74억 달러를 기록했다. 꾸준한 자금 유입에 현재 신흥시장 관련 글로벌 주식형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7천811억 달러 규모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에 선진시장으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나 2001년 이후 펀드 누적 유입액을 보면 여전히 신흥시장과 격차가 크다. 신흥국 시장으로의 글로벌펀드 자금 이동은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 기조로 세계 유동성의 신흥국 쏠림 현상에서 한국 시장은 소외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부증권 노상원 연구원은 "2008년 이후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풍부해진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경제 여건이 양호한 신흥국 시장으로 몰렸다"라며 "한국은 신흥 시장의 중심이었지만 최근 원화 강세가 너무 빠르게 나타나 외국자금이 유입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