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조종사 中 유출 '골머리'

입력 2013-01-11 16:49
수정 2013-01-11 17:49
<앵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조종사들을 중국 항공사에 잇따라 뺏기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조종사 부족은 곧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도에 이성민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한 해 동안 120여 명의 경력직 조종사를 새로 뽑았습니다.



이는 전체 조종사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항공업계에서는 몹시 이례적인 일입니다.



높은 연봉과 향상된 처우를 앞세운 중국 항공사들의 유혹에 조종사들이 잇따라 직장을 옮기면서 고육지책으로 경력직 조종사를 대거 선발한 겁니다.



<인터뷰> 항공사 관계자(음성변조)



"본인이 원하는 조건일 경우 외국으로 가는데요. 이를 대비해 저희가 한 30명 정도 추가로 뽑을 예정입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해 50명의 조종사들이 중국 항공사로 대거 이직하면서 올해 경력직 채용(250명)을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중국 항공시장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전 부문에서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습니다.



* 글로벌 항공수송 순위



(기준: 2011, 자료: 한국항공진흥협회)



여객(천 킬로): 중국 451(2위), 93(15위)



화물(천 톤 킬로): 중국 16(2위), 한국: 12(3위)



특히 자국 시장의 수요 증가로 여객기 수가 급증하면서 조종사들의 추가 영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 주간 평균 공급좌석 수



(단위: 석, 기간: 2013.1.7~13)



중국: 9,625,506



한국: 1,661,827



때문에 당장 필요한 조종사 충당을 위해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조종사들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입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수차례 이직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모집 방법도 갈수록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항공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중국에서 스카우트를 엄청 많이 해 가요. 중국의 항공시장은 빅뱅 수준으로 폭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항공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조종사 취업 설명회도 자주 엽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정부가 항공 안전성 강화를 위해 연간 최대 조종시간(1천 시간 → 850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조종사들의 이직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가뜩이나 조종사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가 중국 시장에 조종사를 잇따라 빼앗기면서 조종사 양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성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