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조병현 >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1월에 상당한 상승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핵심은 재정절벽 합의가 100% 만족할 만한 선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1월 말, 2월 초부터는 미국 정치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한 번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에 잔존하고 있다.
반면 정치권이 급해지면 합의를 빨리 이끌어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재정절벽 문제와 관련해 부채한도 상향 조정 문제 등이 남아있는데 이것이 미국 신용등급까지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다 보니 2월에 결국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비관론과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하단에 대한 불확실성도 많이 강화되고 있지만 2월에 안 좋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상단을 쉽게 돌파하지 못하며 2000선 주변 재료가 없는 구간에서 횡보를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상승을 이끌 수 있는 펀더멘탈 측면, 매크로 경제지표나 실적과 같은 긍정적인 재료가 나와준다면 위로 쉽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증시 PER 수준은 8.5배 정도로 밸류에이션 차원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MSCI 세계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전세계 PER 수준은 12.3배 정도다. 결국 우리나라 증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30% 정도 디스카운트된 상황이다. 상대 밸류에이션 레벨 자체가 201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고 평균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MSCI 기준 신흥국에 들어와 있다 보니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한다.
평균적으로 20% 정도 디스카운트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지금은 30% 수준까지 내려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저평가된 수준이다. 그러므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으로 볼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을 나눠서 살펴보자. 당분간 기관에서 강한 수급 견인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2000선을 경계로 펀드의 환매와 유입이 갈리고 있다.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의 심리를 봤을 때 단기로 넣었다가 빼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추세에 대한 확신이 생긴 후 펀드의 유출입이 나뉘는 가격대가 오를 것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1분기 정도에는 혼조된 국면이 나타날 수 있어 추세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힘들다. 결국 펀드로 강한 유인이 생긴다고 보기는 힘들고 이는 곧 기관에서 자금 확충 여력이 생긴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게다가 최근 ETF 같은 상품이 일반화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은 다소 규모가 줄면서 중립적이라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세 자체는 상당히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 연준이 월 850억 달러씩 1월부터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미국계 자금의 유출입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증시에서 거래대금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계 자금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결국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중 20% 이상은 분명히 플러스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
최근 유럽의 경제는 여전히 안 좋지만 심리지표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금융권은 안정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가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두 쪽의 자금을 합치면 60% 이상이 되는데 국내 외국인 수급에 있어 상당히 양호한 시그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12월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 어쨌든 경감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볼 것은 펀더멘탈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나 중국의 경기 모멘텀은 충분히 상승 동력을 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자면 미국은 여전히 주택시장의 개선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도 계속 플러스권에서 3% 이상의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시장도 약간 정체되는 모습이 이번 달 초에 나타났지만 악화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월초 ISM 제조업지수와 서비스업 지수가 상당히 양호하게 발표됐다. 그러다 보니 다음 주에 발표되는 산업생산이나 소매판매지수 등 실물지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도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시진핑 정권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지만 최근 산업에서 나타나는 재고순환지표나 물동량 지표 등이 저점을 찍고 터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고 해도 자생적인 경기회복 사이클에 들어설 수 있다.
유로존은 아직 경기의 회복을 논하기 힘든 상황이다. IMF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보더라도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 혹은 제로 성장에 가까운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유럽 집행위에서 집계하는 경제심리지표를 보자. 이는 각 국가들의 기업심리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를 모아 경기에 대한 낙관론, 비관론을 평가하는 지표다.
제일 아래에 나온 그리스나 스페인 등 위기국가들의 경우 반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심리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은 없다는 심리가 안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물지표가 움직이기 이전의 기대감과 심리가 금융시장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G2의 매크로 모멘텀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재료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은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다른 예산 지출을 막는 방법을 통해 2월 말까지 예산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어쨌든 2월 말까지는 미국 의회에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시한이 정해진 것이며 결과적으로 합의는 도출될 것으로 본다. 부채한도 관련 이슈는 처음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부채한도가 차면 다시 한 번 상향 조정을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 정치권에서 이를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협상 과정의 잡음 생성 여부다. 불행하게도 잡음이 형성되면서 적어도 2월 정도가 되면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공화당에서 감세에 대한 부분을 먼저 양보한 것이 있기 때문에 재정절벽 합의의 재정지출 삭감에 있어 협상 카드로서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논의가 지속되면서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2월 초에는 미국발 불확실성이 다시 한 번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부채한도 증액은 결국 미국의 신용등급 문제와 연관이 된다. 최근 무디스, S&P 등 주요 신평사들로부터 미국 부채한도와 신용등급 간 연관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 2011년 8월을 다시 한 번 복기해보면 그 당시 글로벌증시가 패닉에 빠진 이유 중 8할 정도는 미국 신용등급의 강등 여파였다. 그러므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 2월 초에 나타날 수 있다.
시장이 안 좋다는 의견이 많고 약세장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코스닥과 코스피의 관계를 봤을 때 일반적으로 코스닥의 베타가 높다. 시장의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 많이 빠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 코스피가 쉬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이 선전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는 대형주가 잠깐 쉬는 사이에 대체투자로서 코스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시장 하방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단기적으로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괜찮다.
다만 이번 주는 상당히 상승 모멘텀이 없었던 한 주였다. 이번 주에 만기일도 예정되어 있었고 금통위도 불확실한 전망이 분분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외적으로 상승을 이끌어줄 만큼 눈에 띄는 경제지표나 실적의 발표도 없었다. 이번 주는 심심했던 주였고 그러다 보니 코스닥의 선전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그런데 다음 주가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양호한 전망이 형성되고 있는 미국의 실물과 주택지표도 발표될 예정이고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런 점은 상당히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주에 펀더멘탈한 변수들이 시장의 상승을 이끌어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러면 대형주에 관심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라는 부분에 관심이 형성되다 보니 4분기 실적, 더 나아가서는 2013년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양호하게 형성되는 쪽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컨센서스 데이터를 참고해보면 건설이나 정유, 섬유/의복, 제약/바이오, IT의 전자/부품, 통신서비스의 컨센서스가 상당히 양호하게 형성되고 있다. 그러므로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