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분업계가 국제 곡물값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일제히 밀가루 가격을 올렸습니다.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들도 줄줄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부터 계속된 이상기후 현상으로 쌀과 채소 등 주요 농산물들 역시 금값에 팔리고 있어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에 따른 국제 곡물값 급등의 여파가 우리나라 식탁을 덮쳤습니다.
국내 3대 제분업체인 동아원과 CJ제일제당, 대한제분은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밀가루가격을 9% 가까이 올렸습니다.
(동아원 2012/12/21, 8.7%, CJ제일제당 2012/12/29, 8.8%, 대한제분 2013/1/9, 8.6%)
밀가루의 원료인 원맥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분업체들은 지난해 국제 원맥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 상승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현재 국내 제분업체들이 제품 생산에 투입하고 있는 원맥은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지난해 6월 수입한 물량입니다.
<인터뷰> 제분업계 관계자
"미국 중서부지역에 (찾아온) 50년만의 가뭄으로 국제 원맥가격이 40~50% 폭등했습니다. 이에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인상하되 인상폭은 최소화했습니다."
밀가루 제품 원가에서 원맥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
수익성을 생각하면 출고가를 15% 이상 올려야 하지만 서민 물가 안정 차원에서 인상폭을 한자릿수로 제한했다는 게 제분업계의 설명입니다.
<브릿지> "최근 가격이 오른 밀가루 제품입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빵이나 라면, 과자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8년에도 국제 곡물값 급등에 따라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올리자 농심, 삼양, 오리온, 롯데제과, 크라운 해태 등 라면·제과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습니다.
쌀이나 채소 등 국내 자급률이 비교적 높은 농산물 물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입니다.
우선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인 쌀 가격이 지난해 태풍 덴빈과 볼라벤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또 최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배추와 무, 고추 등 주요 채소들의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당분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지난해부터 나라 안팎을 덮친 이상 기후 현상은 농식품 가격 상승을 직접적으로 부채질하면서 불황기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