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절벽 지나 또 절벽

입력 2013-01-03 17:03
<앵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새해 첫 거래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절벽을 넘어서니 더 가파른 절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재정절벽' 우려에 짓눌렸던 글로벌 증시가 협상안이 미 의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새해 첫날부터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3% 넘게 급등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 넘게 뛰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는 이번 합의안이 재정 문제에 대한 임시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리는 합의안 만으로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뷰익 경제평론가



"미 경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예산안을 제출하는 2월에 다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가장 큰 논란은 현행 16조4천억원인 부채한도 증액과 예산삭감이 될 것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2월 말까지 처리돼야 하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입니다.



이미 연방 정부의 채무는 법정 상한액인 16조4천억달러에 달했고, 재무부가 임시방편으로 2천억달러 늘렸지만 이는 겨우 두달밖에 버틸 수 없는 액수입니다.



미 의회가 채무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정부 지출의 삭감 없이는 한도 상향을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절벽 협상과 부채한도 상향은 별도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처럼 정치권이 대치한다면 글로벌 시장은 다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방비를, 공화당은 복지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날선 공방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재정지출 삭감과 부채한도 증액을 두고 미 정치권의 협상이 2라운드로 접어든 가운데, 제2의 재정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