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글로벌 증시 상승 출발…배경은?

입력 2013-01-03 08:20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위기가 발생한지 5년이 됐지만 연초에 증시가 달아오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작년 12월 초 크리스마스 랠리와 1월 효과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11월 추수감사절 세일이 빅 세일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증시에서는 크게 보면 세 가지 요인이 좌우한다. 심리적 요인, 펀더멘탈한 측면, 프리어 측면의 세 가지다. 1월 효과나 크리스마스 랠리가 오랜만에 나타났다는 것은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펀더멘탈 측면에 대해서는 미국은 지난해 2분기, 중국은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경기 저점 논쟁을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리고 프리어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의 월가 역시 주가도 가격변수다. 서플라이와 디멘드의 역할을 하는 인베스트 뱅크들이 올해의 주가를 상당히 좋게 보고 있다.



연초부터 재정절벽 등의 현안들이 속속 타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심리와 펀더멘탈, 프리어들의 측면, 재료적인 측면에서 4박자를 갖추다 보니 미국증시가 훈풍이 되고 워낙 재정절벽 문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의 심리를 좌우해왔기 때문에 이것이 해결되어 상당폭 주가가 올라간다. 그러나 재정절벽 문제는 한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직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다. 또 재정절벽이 효과를 발하려면 또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다. 연방부채한도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 문제가 전제되지 않을 때 2011년 8월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조치와 맞물려 있다.



어제도 재정절벽 문제에 관해 제약요건을 이야기하지 않고 완전히 타결된 식으로 언급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그동안 워낙 억눌려왔기 때문에 분출적인 차원에서 주가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펀더멘탈이다. 펀더멘탈 측면에서 지금은 기업들의 실적이 매크로 변수에 희석되는 분위기다. 증시를 이끌 때 과거에는 개별기업들의 실적이 주가를 좌우했지만 지금은 매크로변수가 더 중요하고 경기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



기업실적은 하루, 이틀 가지만 그 이후 떨어지는 모습이 작년에도 수 차례 반복됐다. 재테크란 3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 3년 후, 5년 후, 생애 동안 한다는 꾸준함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개별기업의 실적보다는 매크로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차원에서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어쨌든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2분기 1.4%에서 3분기에 3.1%를 기록했다. 3.1%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경기회복세가 지속될까. 민간수요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보면 금융위기에 민간의 소비가 회복되지 못했던 요인은 위기에 따라 부채를 축소하고 자산을 늘려가는 디레버리지가 종료되느냐, 아니냐의 여부와 중요하다. 작년 추수감사절에 빅 세일을 했던 것에 의미를 부여했었다.



이는 미국이 위기 과정, 펀더멘탈 측면에서 민간소비의 디레버리징이 어느 정도 감소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에도 계속 언급했던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는 3분기에 3.1%를 기록함에 따라 베이스가 상당히 높아져 4분기의 베이스 이펙트에 따라 성장률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올해는 디레버리지가 종료되고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미국의 오바마 정부나 버냉키 입장에서 고용창출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의 회복 국면은 지속될 것이다.



경제든 증시든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 연초에 낙관론이 득세하느냐, 비관론이 득세하느냐에 따라 그 해의 투자나 국민들의 심리는 달라진다. 특히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재정절벽, FC가 타결되기 전까지도 해도 비관론이 상당히 득세했다. 그러나 FC가 타결된 이후 월가는 비교적 낙관론자들이 좌우하고 있다.



보통 위기가 발생하면 4, 5년 차에는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 심리가 비관적으로 되면 3년, 4년, 5년 주기설이 나타났다.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 심리적 측면이 굉장히 중요하다. 일단 재정절벽이 끝나고 난 이후 낙관론이 득세하는 것은 증시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지금 월가에서 곤욕을 치르는 사람은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은 마크 파버다. 작년에도 틀렸고 올해도 상반기 미국주가가 20% 폭락한다고 전망했다.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일단 연초 출발이 상당히 좋다. 재정절벽 위기가 끝나고 집권 2기를 맞는 입장에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마크 파버가 또 다시 곤욕을 치르는 상태다.



그리고 올해 루비니 교수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 이야기를 했다. 연말에 또 다시 루비니 교수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게 될 것 같다.



앵커 > 작년과 달리 올해 초의 분위기는 좋다. 밝게 전망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바마 정부 집권 2기를 맞아 새로운 정책이나 주식 입장에서는 우호적 측면에서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 집권 2기에는 단순히 경기를 부양한다고 해도 고용창출에 주력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박근혜 정부가 고용창출에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고용창출이란 굉장히 중요하다. 투자자가 주식을 결정할 때 펀더멘탈도 중요하지만 경제지표보다는 느끼는 경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체감 경기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집권 2기 오바마 정부가 고용창출을 주력으로 해야 한다. 그동안 집권 1기에는 지표가 개선된다고 해도 느끼지 못하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미국경제의 고질적인 병이었다.



체감경기를 개선하는 쪽으로 고용창출에 주력한다면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줄어들고 정책 당국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미국경제 집권 2기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 것이다. 재정절벽이 워낙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타결됨에 따라 올라오는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조정이 되면 지속적인 성장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다. 이것이 집권 2기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 내용을 토대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올해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경기나 증시적 측면의 걸림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올해 1월 말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대체로 작년 12월에 결정되어 있다. 금리정책에서는 초저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이고 유동성 측면에서도 지금의 양적완화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작년 12월에 FRB의 전통적인 목표인 물가안정에서 인플로이먼트 타깃팅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1930년대 FRB가 설립된 이래로 가장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 받는다.



사실상 고용목표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실업률은 6.5%로 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통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통화정책의 초점을 고용에 두겠다는 의미다. 이제는 오바마 정부의 재정정책 측면에서 체감경기 개선에 초점을 두고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체감경기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다.



지표보다는 체감경기 개선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증시 입장에서는 체감경기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단순히 PMI 지수가 50 이상이어서 경기회복 국면이라고 보는 것보다 지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체감경기 관련 지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



연초에 주가가 괜찮으면 더 이상 돈을 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또 하나의 통화절벽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주가가 괜찮고 경기가 비교적 괜찮으면 당연히 비상기간 동안 풀었던 돈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돈을 풀었던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통화도 공급되지 않아 절벽에서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돈을 풀더라도 홀딩되거나 현금창고에 갇히거나 단기 부동화되면 이것은 사실상 돈을 푸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 돈을 푸는 것을 줄인다고 해도 그동안 퇴장됐던 통화, 단기 부동됐던 통화는 다시 시중에 방출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책적 요인에 의해 통화 공급이 줄어드는 요인도 적겠지만 만약 이것이 출구전략과 연계되어 정책에서 회수를 한다면 그만큼 경기가 풀어지고 인플레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동안 미래가 불확실해 퇴장됐던 통화가 나온다. 그러므로 통화절벽이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분명히 본인은 2014년 1월 말을 끝으로 임기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 집권 2기를 맞아 FRB의 버냉키 의장에 대한 신임이 강한 상태다. 그러므로 본인이 강하게 표시하지 않는 한 묻혀갈 것이다.



이달 말에 있을 FRB 첫 회의에서 버냉키 의장의 거취 표명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나 이번 회의에서는 거취 문제를 표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의 국채 버블이 깨진 상태다. 버냉키 의장의 거취 문제는 주식보다는 미국의 국채 문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