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W. 부시(아버지) 전 미국 대통령이 감기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지 1개월이 훌쩍 지났으나 좀체 퇴원하지 못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88세의 고령인 제41대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서디스트 병원에서 감기 및 기관지염 증세로 한 달 이상 치료를 받고 있다. 아예 23일부터는 중환자실로 옮기는 바람에 결국 크리스마스도 집에서 보내지 못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짐 맥그래스는 "'끈질긴 열'(stubborn fever)이 다시 도져 악화하는 바람에 의료진이 액체 영양제만 주입하고 있다"며 "이 열은 잘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열이 내렸다고 했다가 나중에 정정했다. 맥그래스는 의사들이 열을 검사해 해열제 처방을 내렸지만 정확한 원인은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액체 영양제를 주는 이유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부시 전 대통령이 고령인데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신중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맥그래스는 "부시 전 대통령이 의식은 있고 의사와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 있다"고 상태를 전했다.
앞서 이 병원의 조지 코바치크 대변인은 성탄 연휴 전날 이메일 성명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안정 상태이고 완전 회복을 여전히 낙관하지만 치료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기관지염과 기침을 치료하려 입원했으며 병원 관계자들은 그가 원기를 북돋기 위한 물리요법을 받는 중이라고 밝혀왔다. 혈관성 파킨슨 증후군으로 휠체어와 전동 스쿠터에 의지해 거동하는 부시 전 대통령은 11월에도 같은 증세로 1주일가량 입원했다. 성탄절에는 부인 바버라 여사와 아들 닐, 며느리 마리아, 그리고 손자가 다녀갔고 메릴랜드주 베테스다에 거주하는 딸 도로시는 26일 아버지를 찾았다. 아들들인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두 번씩 문안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생존하는 미국 전직 대통령 중 최고령이며 겨울에는 휴스턴, 여름에는 메인주 케네벙크포트 자택에서 지냈다. 그는 1989년 제41대 미국 대통령으로 4년간 재임했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8년간 부통령으로 일했으며 주중 미국대사와 CIA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