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정절벽 우려속 주택시장 회복 '긍정적'"

입력 2012-12-21 08:22
수정 2012-12-21 09:13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낭중지추라는 표현이 있다. 송곳이나 끝이 뾰족한 것은 주머니에 감춰둬도 결국 삐져나오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재정절벽이 그렇다. 너무 일찍 밖으로 드러나면서 오히려 시장이 미리 겁을 먹을 현상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



사실 미국이 이런 재정절벽에 처한 것은 역사상 한 두번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이것이 1980~1990년대였다면 인터넷도 없으니 적당히 워싱턴에서 합의해 연말에 합의됐다는 간략한 내용만 신문에 나오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인데 지금 재정절벽 이야기가 일파만파 커지는 이유는 인터넷, 그리고 너무 많은 언론 때문이다.



하원의 존 베이너가 이번에는 플랜B를 들고 나왔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주 부자증세를 기존 공화당 당론으로 반대하던 것에 한발 물러서 이제는 부자증세에 대해 허용은 하되 그 기준을 100만 달러 이상 초고소득자로 설정하자는 안을 냈었다. 여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



이번에는 이 안을 계속 밀어붙이겠다, 플랜B로 이름 붙여 하원 표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미국시간으로 목요일 오후에 한다고 했으니 우리나라 오전 시간에 표결에 붙여질 수 있겠다. 물론 의회에서 가결이 되어도 대통령이 보이콧을 하면 폐기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 법안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재정절벽 처리에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49대 31로 오바마 대통령이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100만 달러 이상의 초고소득자들에게 증세를 실시할 경우 이들은 연간 7만 2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7000만 원 가량의 세금이 늘어나는데 이렇게 해도 세원이 부족해 결국 미국 일반 국민들 대부분이 속해 있는 연간 1만 달러 이상~20만 달러 미만 소득자들의 세금도 같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간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부자층으로 인식되고 공화당의 지지자들도 많은 20만 달러 이상~100만 달러 미만 고소득자들의 세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공화당이 나름대로 꼼수를 부리는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를 하는 것이다.



다음은 FOX뉴스의 보도다. 총을 쏘면 발사되는 반대 방향으로 튕기듯 힘이 가해지는 것이 바로 반동이다.



지난 주말 미국 초등학교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사건이 있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첫 거래에서 당연히 미 총기 제조사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 총기 소지를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크게 일었다. 사실 안 그래도 오바마 대통령이 싫어하는 총기 제조사들은 전통적인 공화당의 후원자이고 이번에 이런 사건이 터지자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을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총기소지가 금지된 나라이기 때문에 상관 없는 이야기를 한다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바로 시장의 생리에 대해 우리가 얻을 교훈이 있다.



총기사고 후 첫 거래일에서 관련주들은 당연히 급사를 맞았는데 총기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전에 미리 총을 구입해놓자, 가지고 있는 것을 뺏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에 의해 바로 다음 날 판매량이 급등했다. 그래서 총기 제조사들의 주가도 급반등했고 주말 총기사고의 여파로 인한 낙폭을 절반 정도 이미 줄였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내용이다. 미국 경제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는데 앞서 살펴본 재정절벽이 그림자라면 빛은 바로 주택시장의 반등에 있다. 오늘 발표된 기존주택 매매, 즉 신규분양이 아닌 등기가 이전되면서 거래되는 주택의 11월 판매량이 3년래 최고를 기록하면서 미국 주택경기 바탁탈출은 또 한번 강력한 모멘텀이 마련됐다. 11월은 이사철로는 비수기다. 이 정도라면 연준의 지난 QE3 발표 당시 힘을 실어준 모기지시장에 대한 무제한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 실물시장에서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사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내면을 들여다보면 기가 막히는 내용이 많다. 서브프라임 사태 바로 직전에는 99.3%까지 대출을 내줬다고 하니 이 정도면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아예 없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주택 버블이 필수적인 과정이다. 한번 미 주택경기가 살아나 상승을 시작하면 최소한 5~10년은 간다.



그런 차원에서 미 경제, 증시의 모든 낙관론은 주택시장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주택가격이 올라야 사람들은 주택 모기지 한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모기지상품을 갈아타고 그렇게 되면 남은 돈으로 우리나라 현대차, 기아차도 사 주고 자녀들에게 갤럭시나 옵티머스도 사주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이사를 가면서 TV나 가전제품을 많이 바꾸니 당연히 미국경제와 소비에 밀접한 영향을 갖는다. 재정절벽은 어느 날 갑자기 해결될 수 있지만 주택시장의 반등은 한동안 오래갈 수 있어 악재와 호재의 대결에서 호재가 우세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