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 리스크 당분간 지속..지나친 우려 자제"

입력 2012-12-21 08:19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 어제 일본은행은 올해 다섯 번째로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확대에 총 101조 엔에 이르는 양적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자산매입기금 확대에 따라 엔화는 약세 흐름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전반적인 추이를 보면 엔달러환율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확대 정책,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분명히 엔화 약세 흐름을 유도하는 것에 기여하고 있음을 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에 대해 우리나라 원화가 작년 말 대비 7% 가까이 강세 흐름을 연출하는 것에 반해 일본 엔화는 8% 이상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6월 1500원선을 상회하기도 했던 원엔환율이 1200원대로 급락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과 수출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들은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는 한일 증시 수익률 차이를 보면 빨리 이해할 수 있다.



코스피와 닛케이지수의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을 보면 엔화 추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9월부터 11월 14일까지 닛케이지수의 수익률을 상회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일본이 조기총선 실시를 결정하고 이로 인해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엔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한 11월 14일 이후부터 코스피는 닛케이지수의 수익률을 현저히 밑돌기 시작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고 최근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의 추이는 우리나라와 일본 수출주들의 급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현대차 주가를 보면 엔달러환율에 대해 상관계수 -0.81을 기록하면서 매우 강한 역의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엔화 약세가 현대차의 주가에 매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주인 도요타 주가를 보면 엔달러환율에 대해 +0.85의 상관계수를 기록하는 등 현대차와 달리 엔화환율에서 매우 강한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현대차와 도요타 주가가 엔화에 대해 서로 분명하게 상반되는 동조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한국 수출주들의 상대적인 부진에 대한 우려감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일본정부의 현재 통화정책과 관련된 스탠스를 고려한다면 엔화 약세는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엔화 약세 흐름은 업종별 차별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코스피 전반에 걸친 악재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실제로 2003년 이후 원엔환율을 보면 기조적으로 세 차례의 하락과 두 차례의 상승을 했다.



해당 기간별 코스피의 수익률을 보면 원엔환율의 세 차례 하락에 코스피는 모두 상승하면서 평균 6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엔화 약세에 코스피가 상당한 부담을 안고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중 원엔환율이 기조적으로 상승한 두 시기에 코스피는 평균 18% 하락하면서 엔화 강세가 코스피에 상대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원엔환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상승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정도로 유추해볼 수 있다. 엔화의 약세로 인한 일본 대비 수출경쟁력의 상대적인 약화 우려감보다 엔화 자체가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엔화 약세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강화 기대감이 코스피에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또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로 수출주의 부진을 내수주들이 어느 정도 상쇄해줬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이후 원엔환율의 하락 상승기 중 업종들의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보면 원엔환율 하락기에 디스플레이, 전자와 전기제품, 반도체 등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업종지수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건강관리나 자본재, 가정용품, 소프트웨어 등 내수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코스피의 상승을 가능하게 해줬던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엔화의 약세가 조금 더 지속되더라도 코스피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기 보다 제약을 포함한 건강관리업 등 업종별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엔화 약세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는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