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무제한 양적완화..엔화가치 급락 영향은?"

입력 2012-12-18 08:25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미국의 의회 회기는 21일이 연말 마지막 회기가 된다. 그래서 21일 전에 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 초반에 상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 대변인 겸 원내대표의 회담이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백악관 오늘 면담은 끝이 났는데 여기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로이터통신의 보도내용이다. 지난 목요일 백악관 영수회담 이후 오늘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존 베이너가 재회를 했다.



이번 면담은 약 45분 간 진행됐으며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배석했다. 지난 목요일에 만났으니 3일 만에 만난 것인데 양측이 당시와 똑같은 입장이라면 이번 면담은 아예 성사 자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양측 참모진들은 이제 수일 내로 재정절벽 협상이 임시든 무엇이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낙관론에 함께 기댔다. 그리고 오늘 미 증시도 이에 화답하면서 양호한 상승 마감을 나타냈다는 내용이다.



지난 목요일로부터 3박4일 지났는데 양측의 어떤 입장이 달라졌는지 자세한 내용을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살펴보자. 이제 재정절벽 해결 기대감이 조금씩 형성됨에 따라 각 외신마다 이번 협상에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핵심 쟁점으로 꼽고 있는 사안은 단 두 가지로 집중되고 있다. 먼저 부자증세가 첫 번째 쟁점이다.



이에 대해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는 처음에는 당론으로 원칙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가 이제는 조금 양보를 해 연소득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0억 이상 버는 사람들에 한해 증세를 하자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도 부자증세의 기준을 100만 달러는 안 된다며 연소득 25만 달러, 우리돈으로 2억 5000만 원 소득자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바로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인 소셜 시큐리티상에서 연금 지급규정에 대한 논란이다. 이 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당장 우리 국민연금을 신경쓰기도 바쁜데 미국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이에 대한 핵심 골자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렇지만 연금은 당연히 물가에 연동해 지급액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기준이 되는 물가상승률을 금리를 비롯해 각종 새로운 경제항목들로 탄력적으로 조율되는 소비자 물가지수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럼 미국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거의 0~1% 사이이니 이런 때는 지난 2000년 초반 호황기와는 달리 연금 지급액이 거의 인상되지 말아야 한다. 이럴 경우 5% 정도의 재정이 세이브된다고 한다. 물론 연금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정반합의 명분,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스스로 잘 조율할 것인지, 지지자들과 이런 면을 어떻게 합의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도 대선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전세계 한미일 모두 정치 때문에 뜨겁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보자. 어제 일본의 자민당 압승 소식이 국내에서 들려왔다. 아베 신조는 일본의 3대 정치 명문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베, 사토, 기시 중 아베 가문의 장손이다. 본인의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한 이후 그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아 정치에 입문하게 된, 우리나라로 치면 남경필 의원과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보수 성향이겠거니 짐작하는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극우파에 속한다. 그런데 이런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이 신공명당과 연합해 이번 중의원 의회 3분의 2 의석을 차지한 이번 결과에 대해 한국 내 언론들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 이유는 아베의 야스쿠니신사 옹호 발언과 위안부 비하 발언 등 대표적인 한국 내 반 아베 정서를 설명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런 정서적인 반감에도 불구하고 이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아베 신조는 대표적인 극우파이지만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비둘기파의 코스프레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에 일본 인플레이션율이 2%가 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엔화를 찍어내 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공약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월간 기준 -0.4%로 내려갔다가 다음 달에는 0.3%로 튀어오르는 등 0을 중간값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인플레이션율이 2008년 수준인 2%가 될 때까지 무기한 엔화 양적완화에 나선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한도 끝도 없는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어제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가만히 있던 원화가 괜히 평가절상되고 그러는 사이에 달러원환율이 또 한 번 내려앉았다. 이런 면에서 통화정책상 이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대신 일본의 이런 무제한 양적완화는 일본에서 제일 가까운 우리나라에 관광수입이 늘어나면서 내수경제나 여행수지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금융시장에서는 새로운 엔캐리 트레이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증시에도 일종의 혜택이 있을 수 있어 각 요소별, 항목별로 유, 불리를 따져봐야 하며 여기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