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엔환율 관련해 아베 정부가 들어설 경우 방식 자체가 종전과는 다를 것이라는데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 금융시장에서 재정절벽 이상으로 큰 관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틀 연속 이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도 환율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원엔환율이 어제 1270원대로 연초 1500원대였으니 상당히 많이 폭락했음을 알 수 있다. 엔달러환율도 어제는 장중 한때 84엔을 넘어섰다. 20개월 만에 엔달러환율은 가장 최고치였고 미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로 보면 가장 최저치였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상태다.
여기에는 아베 신조가 들어오면서 추진하는 아베노믹스의 가장 골자가 무제한 엔화를 발권해 이를 가지고 한편으로 경기부양을 하고 한편으로는 달러를 직접 매입해 사실상 엔고를 저지시키겠다는 것이다. 종전과 다른 상당히 급진적 방식에 해당된다. 과거에는 상대통화를 직접 매입해 달러가 강세되면 엔화가 약세되는 모습은 취하지 않았다. 자국통화만 방출하면 통화가 약세되고 미 달러가 강세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엔고저지책은 상당히 다르다. 돈을 찍어 이 돈을 가지고 달러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1995년 그 당시에도 일본경제의 자산이 붕괴되고 엔화가 상당히 강세일 때 선진국들이 일본경제를 풀어주기 위해 그때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이 이 달러를 직접 매입해 달러가치 부양, 엔화 약세를 도모했던 방식이다. 아베의 방식은 일본 스스로가 달러를 매입해 사실상 달러 강세, 엔화 약세를 도모한다. 상당히 급진적인 생각이다.
앵커 > 아베 정부가 급진적인 중앙은행의 직접 개입을 통해 엔고 저지책을 마련하는 특별한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어제도 피해의식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언급했듯 이 피해의식을 전제로 일본경제를 살리는 것이 유일한 아베 정부의 목표이고 국민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각도에서 결국 일본의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지금처럼 인구구조가 고령화되어 있는 구조로 아직까지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이 리쇼오링을 통해 일본 내로 들어오지 못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는 도너스 현상에 해당하는 산업공동화 문제가 있어 내수확대를 통해 경기가 회복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다시 말해 내수의 만성적인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각도에서 아베노믹스에 무엇을 담을 것이냐의 측면에서 보면 내수의 침체국면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 일본국민에게 경기성과를 보여주고 자민당이 역시 괜찮다, 아베가 들어왔으니 괜찮다는 것을 빨리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출이 유일한 경기회복 방안이다. 그래서 노다 정부도 엔고저지책을 취했지만 아베노믹스 들어 아베도 사실상 일본중앙은행을 압박시킬 만큼 굉장히 엔고저지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이 엔화를 풀어 엔화 약세, 달러 강세를 도모하면 미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에 의해 돈을 더 풀면 이것이 무력화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확실하게 하는 방법이 발권력을 동원했다. 이에 대해 한 나라의 최고책임자에 해당되는 아베 총리가 윤전기를 쌩쌩 돌린다는 표현을 썼다. 일본처럼 선진국이고 다른 국가의 입장에서 경제가 공정 발전을 해야 하는 이러한 국가에서 국가의 최고책임자의 이 표현을 우습게만 볼 것이 아니다.
이제 한국기업들이 일본경제가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엔화가 강세되다 보니 전이되는 것을 빨리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쌩쌩이라는 용어와 맞물려 하는 이야기다. 일본이 종전과 달리 발권력을 동원해 엔고를 저지시키게 내버려두다 보니 국제금융시장에서 화들짝 놀라 외환시장에서는 바로 엔달러환율이 84엔까지 올라갈 정도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원엔환율이 1270원대까지 떨어져 1100원도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앵커 > 내부적으로는 지겨울 정도로 만성적인 침체국면에 들어서 있고 외부적으로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에 영향을 받아 급진적인 엔고저지책을 마련하는 빌미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 대목을 잘 보면 4년 전 미국에 위기가 터졌을 때 미국의 벤 버냉키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했던 정책이 두 가지다. 하나는 금리를 서너 단계씩 내리는 베이비스텝이 아닌 빅스텝 금리방식, 그리고 돈은 발권력을 동원해 하늘에서 뿌려대는 헬리콥터 벤 식의 통화공급을 했다. 그리고 유럽이 위기를 당하면서 드라기 총재가 재정적자의 화폐화를 통해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했던 부분을 유럽의 발권력을 동원해 이것을 매입해주는 드라기 패키지가 나온 상태다.
일본 입장을 보자. 그래서 일본이 엔고를 당하는 것이다. 일본의 아베가 들어와서는 미국도 발권력을 동원하고 유럽도 발권력을 동원하기 때문에 우리도 발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차원이다. 이것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맞대응식 방식이라는 극단적인 평가까지 나온다. 맞대응식이라는 용어는 경제에서 세련되지 못한 용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발권력, 유럽의 발권력에 대해 일본도 발권력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것이 아베노믹스의 근간을 이루는 엔고저지책의 발권력을 동원한 달러 매입 정책이다.
미국도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미 달러에 대해 위안화도 절상되고 일본도 엔화가 약세되다 보니 앉아서 위안화가 절상되는 모습을 보인다. 최대 수출지역인 유럽에서도 유로화 약세에 따라 앉아서 위안화가 절상되는 3중고에 시달리는 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그래서 중국도 지난번 2450억 위안의 대규모 돈을 푸는 정책을 경기부양과 함께 폈다. 다행히도 한국은 돈을 풀지 않고 있다.
만약 한국까지 돈을 풀었다면 4중으로 위안화가 절상됐을 것이다. 지금은 주요국가에서 돈을 풀어 위안화가 절상되다 보니 어제 같은 경우 중국도 과감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맞대응식 발권력을 동원한 자국통화 약세 정책은 결국 글로벌 환율전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
지금 전세계가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이미 브라질 등의 국가는 맞대응식으로 해 환율전쟁을 촉발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그동안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중국까지도 위안화 절상을 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번에 미국에게 상당히 저자세 입장을 취했던 일본이 아베를 통해 맞대응식으로 가다 보니 글로벌 환율전쟁이 촉발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고 이것이 실제 가시화되고 있다.
앵커 > 중요한 것은 추진 가능성이다. 이미 입장은 아베 신조 총리가 밝혔다. 추진될 경우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결국 발권력을 동원해 맞대응식으로 하면 환율은 상대가치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지 결과적으로 효과가 무력화된다. 그런 각도에서 아베가 지금 이야기한 대로, 시장이 반응하는 대로 아베노믹스를 밀고 갈 것인가. 일본은 다른 국가와 달리 도요타나 소니로 상징되는 글로벌 업체들의 수출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는 한국과 비슷한 측면의 압축성장을 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이런 국가에서는 내수시장이 발전된 미국과 유럽에 비해 글로벌 환율전쟁에 동참할 경우 상당히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궁여지책 속에 일본이 발권력을 동원해 아베노믹스의 근간을 이루는 엔고저지책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밀고 가기에는 상당 부분 일본 자체적으로도 부담이 있다.
지금은 강하게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아베노믹스의 발권력을 동원한 달러 직접 매입의 역플라자 방식의 엔고 저지책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을 밀고 가기는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다. 제3의 방안을 환율적인 측면에서 도출해 나갈것으로 본다.
일본이 이러지도 않고 저러지도 않을 때는 종전과 다른 제3의 대안을 추진해야 한다. 재정정책으로는 간지언 정책이 제3의 정책으로 나왔다. 아베노믹스의 발권력을 동원한 엔고저지책이 실제 추진된다고 해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중국의 양적완화 정책,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 맞대응식으로 하면 수출을 지향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자충수에 빠질 우려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3의 엔화 관련 대책으로 PSI 정책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영구적 시장개입을 뜻한다. 어차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들어오는 달러와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서 들어오는 유로화를 고스란히 퍼낸다는 의미다. 일본의 자체적인 돈 공급과 관계 없이 들어온 즉시 퍼낸다는 의미다. 그러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적게 된다. 제3의 방안으로서 유입되는 달러를 그대로 연계시키는 영구적 불태환 정책, PSI를 제3의 대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앵커 > 우리나라와 관련된 영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내 원엔환율 13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어제 1277원으로 내려와 붕괴됐다. 벌써 수출주들, 특히 자동차주는 타격을 받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원엔환율의 하락 속도는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빠르다. 왜냐하면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하면서 이종통화에 대해 직거래 시장이 필요하지 않느냐, 외환자유화 정책의 일환으로 필요성이 많이 언급될 때 유일하게 원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됐지만 시장의 규모가 상당히 적기 때문에 크로스레이트로 결정되는 것과 동일한 양상이다.
분자에는 원달러환율, 분모에는 엔달러환율을 놓고 생각해보자. 원달러환율인 분자는 1150원에서 1070원으로 내려가고 엔달러환율은 70원에서 84엔으로 올라가다보니 원엔환율이 급락하게 된다. 어제도 1300원이 붕괴되어 1270원대로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환율 수준은 사실상 상반기에 100엔당 1500원했던 환율을 따지면 100엔당 230원이 6개월 만에 떨어지는 것이다. 엔화 부채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상당히 좋을 것이다. 또 엔화부채를 가지고 있는 개인은 그동안 상당히 엔화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때문에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굉장히 시원하게 풀린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동안 한국의 수출업종, 예를 들어 자동차 등의 업종들은 엔고에 따라 과대평가를 받은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상반기에 비해 100엔당 230원씩 떨어지면 아무리 품질이 좋더라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이 없는 것이다. 엊그제까지 애널리스트들이 자동차가 괜찮다며 차화정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나왔는가. 그러나 불과 그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그대로 틀려버렸다. 우리 주력 주가가 20%씩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환율이며 그래서 환율이 무서운 것이다. 그 이유는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