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日 자민당 3년 3개월만 정권교체

입력 2012-12-17 08:10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예상대로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했다. 자민당은 중의원 480개의 의석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는 294석을 얻었고 자매당인 공명당도 31석을 획득했다. 여기에 극우 성향의 유신회가 54석을 얻어내 일본 의회는 말 그대로 극우, 보수 일색이 되어 버렸다.



오는 26일 총리로 취임할 예정인 아베 신조는 경제회복과 디플레이션 극복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본중앙은행을 압박해 돈을 대규모로 찍어내는 한편 재정지출도 대폭 늘리는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정책은 엔화의 약세와 우리 원화의 강세를 가속화할 잠재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전자,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수익성과 대외경쟁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우리 자본시장으로 대규모의 외화가 몰려 일시적으로 주식가격이 상승하는 유동성 랠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어 왔다.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일본의 부양책에는 매우 큰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가채무는 이미 GDP의 240%로 세계 최고인데 빚을 더 내 쓰는 인플레이션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일본 국채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도 가치가 급락하는 엔화 국채보다는 해외 금융자산으로 경쟁적으로 돈을 빼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충격이 충격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엔화는 급락하고 국채수익률은 폭등해 일본정부의 재정부담과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그리스와 똑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일본 새 정부가 공언한 것보다 조심스러운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엔화나 우리 원화환율,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과감하게 밀어붙였다가는 재정이 붕괴되는 파국의 위험이 있고 소극적으로 나섰다가는 지금 같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일본정부가 과연 그 중도 지점에 해당하는 최적의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 우리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진 것은 사실이다.



진전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보장 지출을 축소하기 위한 수단을 도입하는데 동의했고 공화당의 베이너 하원의장은 부자세율 인상을 제한적으로 수용했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에 두 사람이 전화통화를 해 이런 협상안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측은 서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합의안을 마련하지도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디케어, 즉 노인 의료보험대상 축소 여부를 거부하고 있고 베이너 의장이 수용한 부자세율 인상 대상은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요구한 대상보다 훨씬 적다. 어쨌든 양측이 아주 고집스럽게 지켜왔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양보안을 제시했다는 점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큰 진전이다.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당장 다음 달부터 충격이 발생하는 것은 막는 정도로 우선 봉합만 해놓은 뒤에 협상을 다음 달 이후로 계속 끌고 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확실한데 연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