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단체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휴일인 데다 곧바로 연말 성수기가 이어져 선거 이후 항공수요는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2월 초 국내 7개 국적 항공사의 여객기 탑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지난 1~12일 탑승률은 국제선 70%, 국내선 61%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제선 73%, 국내선 63%보다 2~3%포인트씩 떨어진 결과다. 전체 평균 탑승률도 지난해 70%에서 올해 68%로 하락했다. 탑승객 숫자 또한 작년 73만2천834명에서 올해 67만7천422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탑승률도 국제선이 68.3%로 지난해(73.0%)보다 4.7%포인트, 국내선이 61.3%로 지난해(66.8%)보다 5.5%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탑승객 수는 국제선이 2.4% 늘어나고 국내선이 13% 감소해 전체적으로 소폭 줄었다.
5개 저비용 항공사들도 국내선의 경우 마찬가지로 수요가 예년보다 부진한 편이다.
진에어는 국내선 탑승률(12월1~12일)이 지난해 79%에서 올해 70%로, 제주항공은 국내선 탑승률(12월1~13일)이 작년 87%에서 올해 74%로 뚝 떨어졌다. 에어부산도 작년 77.6%에 이르렀던 12월 초(1~9일) 국내선 탑승률이 올해는 68.9%까지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12월1일부터 12일까지 기준으로 이스타항공은 작년 84%에서 올해 81%로, 티웨이 항공은 작년 78%에서 올해 75%로 각각 3%포인트씩 국내선 탑승률이 하락했다. 다만 국제선의 경우 진에어가 지난해 63%에서 올해 71%로, 제주항공이 73%에서 77%로 각각 올라가는 등 일부 회사에 한해 소폭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12월 상순 무렵의 항공수요가 지난해보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은 대선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선거철에는 평소보다 단체 수요가 적어 전 노선에서 탑승률이 약간 낮아졌다"고 했고,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형 선거를 앞두고 공공기관과 기업 등의 단체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대선이 막판까지 초박빙 구도로 전개돼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다는 점도 여행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12월 초부터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항공업계는 전했다.
하지만 대선이 휴일이고 그 다음주부터 크리스마스, 겨울방학, 신정이 차례로 이어져 연말 항공수요는 오히려 예년보다 성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의 오는 20~31일 국내선 예약률은 72%로 12월1~12일 탑승률 74%와 거의 맞먹는다. 따라서 대선 이후의 연말 실제 탑승률은 80% 중반을 웃돌 것으로 항공사 측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