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정절벽 협상 난항..글로벌 증시 조정 빌미"

입력 2012-12-14 08:39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어제 우리 코스피지수는 2002포인트까지 갔지만 이는 누가 봐도 오버슈팅이다. 오늘 어느 정도 조정을 받고 얼마에 종가가 끝나는가가 진짜 중요한 지수다. 해외 분위기는 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비록 재정절벽이라는 큰 먹구름에 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 중 하나인 미국의 소매판매가 호조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을 통해 보자. 흔히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것이 바로 소비다.



그리고 미 경제지표도 증시의 순환매처럼 시기별로 주목 받는 지표가 따로 있다. 올해의 경우 1년 내내 주택지표가 선두에 있었고 제조업지표가 맨 뒤를 차지했다면 이제 주택은 겨울 비수기에 맞아 동면에 들어갈 것이고 대신 소비지표가 연말에 치고 나올 때가 11, 12월이다.



그리고 매년 증시에서 언급되는 것이 있는데 심지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던 2008년에도 그랬듯 어김없이 찾아오는 연말 랠리의 원동력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다. 심지어 어떤 기업은 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연말에 일어난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오늘 바로 이 소매판매지표 11월분이 공개됐는데 종합적으로는 전월 대비 0.3% 증가, 가격비중이 큰 자동차와 건축자재, 휘발유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0.5% 증가를 기록해 당초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결과를 나타냈다. 미국 국민들의 소비증가는 오늘 함께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초반 수준에 거의 근접할 만큼 하향 안정화된 것과 분위기를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또 현대, 기아차 지난 11월 실적에서 보았듯 이번에도 자동차 판매는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성을 감안할 때 양호했다. 자동차라는 것이 원래 경제이론상으로는 경기 민감업종에 속하는데 희한하게도 지난 금융위기 이후 유일하게 우상향으로 전진만 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요즘 자동차 광고를 보면 기계에 의인법을 쓰면서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보면 불경기에 여성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지고 립스틱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처럼 남성에게도 액세서리, 다시 말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시기일수록 자동차를 통해 내적인 공허감을 해소하는 소비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자동차 판매는 아직까지 완숙단계라고 보기에는 이르다.



유럽소식을 보자. 올해 마지막 EU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현재 브리쉘에서 열리고 있고 AFP 통신이 보도하고 있다. 마침 연말이기도 하고 그리스 채권 재매입 협상과 구제자금 지급이 마침내 해결된 직후에 열린 EU 정상회담이라 첫날 회의 분위기는 상당히 밝고 희망적이었다.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 의장 반 롬푀이는 밝은 얼굴로 유로존에 이제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상호 협력 하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고 덕담을 내놓았다. 아울러 지난 3년 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어떻게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할까에 대해 심사숙고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년 간 이탈리아 재정적자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고 최근 사임한 마리오 몬티 총리에 대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가장 최근의 성과, 즉 그리스의 이번 회차 구제자금이 마침내 합의되어 이르면 다음 주 343억 유로가 지급될 수 있게 된 점, 아직 구체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유로존 은행 통합감독기구 창설이 가결된 것에 대해 치하했다.



그밖에 다른 소식으로는 국제신용평가사 S&P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해 실제 신용등급이 현재 AAA에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영국 재무성 여성 대변인은 이미 피치와 무디스에서 올해 초 비슷한 경고를 했지만 영국의 현재 신용등급은 AAA가 맞다고 지난번에 재확인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오늘 S&P의 이런 조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정부는 부채감축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인하하는 등 이미 적절한 대처를 했고 지금은 올바른 행로를 잡아 잘 가고 있다.



오늘 우리나라 증시에 대비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할리데이 리스크라는 용어가 있다. 지금 재정절벽이나 지난번 그렉시트, 그리스 유로존 탈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우리가 쉬고 있는 주말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차원에서 금요일 갑작스러운로 매도세와 현금 확보 분위기가 거세지는 것을 할리데이 리스크라고 한다.



여기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재정절벽 이야기를 보자. CNN의 보도내용이다. 현지시간으로 목요일 오후 5시이니 7시에 회담을 시작했을 것이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원내대표 존 베이너가 이번에는 과연 어떤 결과물을 들고 나올지, 이번에도 빈손으로 나올지 기대된다.



지난 화요일 두 사람이 전화로 회담했는데 고성과 험한 말이 오고 갔다는 후문이 있다. 만약 오늘 우리나라 개장 전, 혹은 장 초반에 결과가 알려진다면 시장에 영향은 있겠지만 갑자기 재정절벽 협상이 오늘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여전히 양자 간 쟁점은 부자증세와 예산감축이다. 공화당에서는 지금 현 집권당 정부의 지출이 너무 많으니 세입을 늘릴 생각을 하지 말고 다이어트부터 하라는 것이고 민주당과 오바마는 더 이상 줄일 것이 없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재정건전성을 높인 후 재정긴축을 해야 한다는 상황이다.



보통 엄마와 딸들이 다이어트를 가지고 이런 논쟁을 많이 한다. 지방이 많아 살을 빼야 되겠는데 한쪽에서는 일단 먹을 것은 먹고 기운을 내 운동을 하라는 것이고 반대쪽에서는 살은 무조건 굶어야 빠진다며 양쪽의 주장이 대치되는 상황이다. 회담 결과 내용 속보를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