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요즘 우리증시는 개장 초에는 좋은데 갈수록 힘이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는 또 한번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우리도 상승세를 쫓아갈 때가 됐다. 미 증시는 맥도날드와 기술주 쌍두마차가 월가를 견인해 월가는 하루 더 상승을 했다.
맥도날드는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김밥천국과 같아 가장 기본적인 소비추세를 나타낸다. 이 맥도날드 실적 호조에 먼저 증시가 고무됐고 이어서 지난번 M&A를 잘못했다가 같이 망가질뻔 한 HP에 글로벌 헤지펀드 칼 아이칸이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업종 동반 강세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이후 최장 기간 랠리를 이어갔다. 오늘도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호재는 나오지 않으면서 미 증시 상승세를 제한하는 영향을 줬다.
재정절벽이라는 이슈는 이미 악재로서의 영향력, 리스크로서의 영향력은 시장에 80% 선반영되어 있다. 다시 말해 재정절벽 협상이 완전히 깨지더라도 시장에 반영될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20% 밖에 남지 않았다. 반대로 이 재정절벽 협상이 완성되면 주가는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에 슬슬 바닥탈출의 시그널이 나오면서 이 역시 투자자들에게 내년 2013년 글로벌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오늘 이런 사람들이 매수에 동참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탈리아에서 갑자기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 AFP 통신을 통해 보자. 이탈리아에서 갑자기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다. 피그스 국가 모두 나라경제가 좋지 않다 보니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전철을 밟아왔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차례다. 지난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유로존의 슈퍼마리오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가 그동안 추진해오던 개혁안이 자꾸만 반대에 부딪히자 본인이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다. 이는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지난 주말 자신이 다시 총리를 맡아야 하겠고 발표를 하면서 불거진 정치적 싸움으로 볼 수 있다.
마리오 몬티는 퇴임사에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역언론에서도 제목에 포퓰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포퓰리즘성 정치공세에 속지 말자는 이야기다. 포퓰리즘의 골자는 재정적자 감축과 긴축을 추진해야 하는 이탈리아의 현지 상황을 야당에서는 오히려 이탈리아 국민들은 피해자다, 정부는 누구 편이냐며 인기영합주의로 이용하려는 정치공작 때문이라고 스스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상황을 겪어봤지만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떤 재료든 이를 표로 이용하려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경제가 좋지 않고 서민들이 분풀이할 대상이 필요할 때 포퓰리즘이 항상 힘을 받는 사례가 많다. 당연히 그리스, 스페인과 함께 피그스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이번 총리 사임 소식은 유로존 전체에 불안감을 안겨줬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개혁과 긴축을 추진해오던 총리가 국민의 요구로 사실상 경질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전, 지금까지 이탈리아의 부채와 적자를 늘려놓았던 방만 경영자인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로존에서는 이를 리스크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증시와 이탈리아 국채금리만 타격을 입었고 다행히 유럽증시와 유로화는 장 후반 회복이 됐다.
여기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보자. 밀러 타박 앤 코 증권사 운용본부장 피터 부크바는 이탈리아 정치권의 불확실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12명의 대통령이 나올 동안 이탈리아는 26명의 지도자가 교체됐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다혈질이고 정치적인 이벤트가 많았던 것 등 여러 가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은 기존과는 다른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재정적자 해소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이 아닌 경제적 이벤트로 묶어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 이탈리아 증시 급락에 대한 설명을 붙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은 앞으로도 더 지켜봐야 한다.
유로화와 코스피증시 동조화의 경향에 대해 보자. 지난 3개월 동안 약간의 갭은 순간적으로 발생하지만 동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일주일 동안 코스피가 아웃포펌하고 있다. 이는 미 증시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것일 수 있고 외국인의 저가매수를 뜻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쨌든 유로화가 하락을 했다가 이탈리아 소식을 극복하면서 반등에 나선 것은 오늘 우리나라 코스피증시에 당연히 유익한 현재 팩트다.
미국 기술업종이 오늘 반등을 주도했다.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기분 좋은 소식일 수밖에 없는데 또 다른 잔잔한 리포트가 나왔다. IDC 리서치 보고서를 보자. 이는 전기전자업종 전문 리서치 기관의 보고서인데 이번에는 삼성과 애플 시장 지배력이 더 확대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갤럭시 카메라 등 이런 스마트 기기들의 시장점유율이 3분기 21.8%로 전년 동기 14%에 비해 거의 70% 이상 올랐다. 반면 애플은 13.9%에서 15.1%로 그동안 신제품도 나왔고 업황이 확대되면서 선점효과 등도 감안하면 애플은 현상유지 수준이다. 레노버, 휴렛팩커드, 소니 등 기타 마이너 업체들은 계속 지지부진하다. 이런 스마트기기 시장에서는 승자독식의 구조가 더 강화되는 추세다.
전통 PC, 즉 노트북과 데스크탑은 더 이상 줄지 않고 계속 기존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판매량은 지난해 9억 유닛에서 2016년에는 올해 예상치의 2배 가량인 21억 유닛까지 판매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 인구가 60억이 된다면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갖게 될 것이고 지금 추세대로 라면 이를 가진 사람 4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제품을 들고 다니는 날이 올 것이다. 최근 애플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롱숏 전략, 다시 말해 글로벌 기술주 대장주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을 줄이고 삼성전자를 더 늘리는 움직임이 설명된다.
MSCI 한국지수를 통해 오늘 우리증시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예측해보자. 미 증시의 상승분보다 조금 더 큰 수치인 0.64% 오르면서 61.22를 기록했다. 연일 기관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서 그렇지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사실 외국인만 놓고 보면 코스피는 2000선을 넘어갔어야 정상인데 기관들은 외국인에게 넘긴 주식을 나중에 얼마에 물량을 받아오려고 팔기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연말 장세에 대응하는 전략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야속할 것이다. MSCI 한국지수 61.22는 외국인 투심으로는 코스피 2000선 넘어가는 것을 당연시하는 상황이다. 어제 3000억을 샀고 지난주에도 계속 몇 천억씩 순매수하고 있는데 오늘 역시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