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 한 행사에서 정부의 경제수장과 민간 금융회사의 회장이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극명하게 엇갈린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공공성과 수익성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연구원과 금융공학회가 주최한 한 심포지엄.
축사에 나선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작심한 듯 불만을 토로합니다.
한마디로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는 겁니다,
<인터뷰>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되지 않고 공익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문제다. 한국의 금융산업이 갈길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 자제도 노력해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사고의 변화 정책의 변화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은 이와 정반대였습니다.
불과 15분 정도의 연설동안, 박 장관은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무려 3차례나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담보대출과 예대마진 확대 등 손쉽게 이익을 추구할 뿐 사회적 책임과 경영투명성 소비자보호 미온적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금융의 공공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어윤대 회장의 발언은 최근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금융회사의 수장으로써 업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수장을 바로 앞에 놓고 소신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꼽힙니다.
그만큼 저금리 저성장 시대를 맞아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고 있는 은행들이 사회적인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 해야하는 지 고민하고 있는 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주문이 많아지는 만큼 은행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이 둘 사이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우리 경제 곳곳에서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