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협상 앞두고 외국인 수급이 변수"

입력 2012-12-07 09:52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재정절벽이라는 악재의 영향력 중 80%는 시장이 반영되었다. 이제 재정절벽 협상이 깨지더라도 증시에 반영될 수 있는 리스크 비율은 20% 남았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많은 상황이다. 유럽소식부터 보고 재정절벽에 대한 협상, 금요일장을 기분 좋게 상승 마감할 수 있을지 짚어보자.



ECB 통화정책회의의 내용부터 보자. 제목은 부정적인데 결과는 시장에서 좋게 받아들였다. 우리시간으로 어제 저녁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다고 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대신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CB의 유로존 경제전망에 따르면 유로존은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2013년까지도 역성장, 즉 경기위축이 불가피하고 내후년인 2014년이 되어서야 플러스 성장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장이 경제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것은 ECB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의역을 하면서 유럽증시 동반 상승장을 나타냈다. 이런 것을 보면 시장이 비이성적일 때도 많다. 2014년까지 앞으로 1년 더 침체가 남아있다고 하는데 유럽증시가 올랐다. 그만큼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CNN머니를 통해 미국 마감브리핑을 보자.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애플이 마감브리핑 제목에 등장했다. 어제 6.5% 급락한 애플이 오늘 반등에 성공했다고 이 덕분에 기술업종 전반적으로 눌림목 매수 관점의 상승세가 나타났다. 반등에 성공했다고 표현하기에 애플의 반등폭 1.6%는 초라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어제 오히려 미국 기술주를 팔고 한국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순매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오늘 애플 반등폭이 적은 것이 크게 나쁠 것은 없다.



오늘도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는 본격적인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고 표현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전경련 인사들을 만나 공화당이 부자증세에 대해 용인하려는 분위기가 살짝 감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지금 이 분위기대로라면 일주일 정도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UBS증권 아트 캐신의 의견을 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재정절벽 협상은 올 연말, 즉 12월 31일이 데드라인이 아니며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12월 21일이 회기 마감일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늦어도 12월 17일까지 의회에 안건이 상정되어야 표결을 하거나 통과를 해 처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12월 17일에 하와이에 가는 일정이 잡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마 휴가를 가는 것은 아닐 것이며 결국 남은 시간은 공식적으로 열흘 남짓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긴급한 상황에 한해 국회의장 재량으로 임시회의를 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정말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축구에서 보면 인저리 타임, 후반전 경기시간이 끝나고 심판이 시간 손해본 것을 감안해 임시로 조금 더 하락해주는 경기시간이 있다. 지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이 시간이 얼마나 초조하고 지옥 같겠는가. 만약 21일을 넘기면 처리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21일 이후에 협상이 타결되는 것에는 시장에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삼성과 애플이 오늘 법정에서 재격돌을 한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기사 내용을 보자. 10억 달러의 배상액이 걸린 삼성과 애플의 특허권 소송이 오늘 현지 법원에서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1심 판결이니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로 치면 총 3세트 중 1세트 결과 정도로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대해 지난번 배심원의 평결이 문제가 있었다는 등 여러 소식이 있었다.



현지 로펌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미 현지 특허전문 변호사 의견은 미국 현지의 판례를 참고로 판단하건대 삼성은 배심원 가운데 애플의 특허권을 가진 것을 숨기고 배심원단의 판단을 호도한 벨빈 호간을 고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번 애플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준 배심원 평결이 완전히 뒤집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축소는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것이 지금으로서는 삼성에게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오늘 우리나라 외국인 수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내용은 무엇이며 지난 이틀 동안 외국인 순매수가 갑자기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로이터통신의 기사에서 해법을 찾아보자. FOMC는 다음 주인데 버냉키 연준의장이 등장했다. 12월 12일에서 13일에 있을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말 종료에 대비해 추가 채권매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매크로 이코노미 어드바이저스의 경제학자 로렌스 메이어의 의견을 로이터통신이 단독 보도했다.



현재로서 예상 규모는 지난 QE3에서 월 400억 달러 규모의 MBS, 모기지 담보부 증권을 매입해주며 기한은 무제한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로써 QE3에서 400억 MBS 매입하고 병행해 만기채권 포함 일반국채 450억 달러씩 거둬들이면 합해서 내년 1월부터는 매월 850억 달러가 시중에 풀리게 되는 셈이다. 현재 재정절벽 관련해 해결해야 되는 세금은 6000억 달러다. 지금 이 계산으로는 5개월이면 연준이 다 커버해줄 수 있는 금액으로 집계된다. 예상에 불과하지만 금 가격이 오른 것을 보아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한 것으로 본다.



시장에는 항상 호들갑을 떠는 경향이 있다. 마이너급 투자전문지에 이런 단어가 슬슬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QE3가 나온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QE4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섣부른 기대감일 수 있지만 어쨌든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추가 양적완화를 부과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나와 있다. 이런 저런 정황을 보니 오늘 오랜만에 밖의 날씨와는 반대로 훈훈한 금요일장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외국인들의 한국주식에 대한 선호 경향을 표시하는데 지난 9월 고점까지 거의 근접하면서 오늘 0.88%로 미 증시보다 상승률이 컸다. 60.48로 객관적으로 코스피 2000선을 약간 넘는 수준까지 외국인들은 시각을 높여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틀 간 외국인 순매수 확대가 오늘까지 이어진다는 가정도 여기에 따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오늘 밤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이것이 큰 불확실성이라기 보다 아예 어중간하게 나올 것이라면 차라리 나쁘게 나오는 것이 다음 주의 FOMC에서 더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