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연말이 다가올수록 내년도 경기에 대한 전망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잠재성장률 2%선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평균 3% 전후의 성장률이 제시되고 있다. 일단 미국과 유럽은 재정건전성의 확보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경제성장을 지지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향후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유럽경기는 앞으로도 기저효과 이상의 긍정적인 부분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GDP 성장률로 나타나듯 유로존은 전분기나 전년 동기로 2분기 연속 역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버블딥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유로존의 소비와 고정투자 등 민간 부문의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의 민간대출 성향 축소를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민간부문의 회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유로존 경기침체에 맞물리면서 유럽은행권 부실자산이 증가했고 이러한 유럽은행권 부실 증가가 민간대출을 다시 축소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존의 가계소비가 소득과 더불어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권 가계대출의 보수적인 성향은 향후 민간수요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민간 부문을 대신할 수 있는 유로존의 정부지출 역시 부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유로존 경기에 복잡적으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럽 GDP 성장률에 대한 정부지출 기여도를 보면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9년 4분기에 0.5%p를 기록한 이후 피그스를 중심으로 한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재정지출 감소와 함께 지난 2010년 4분기에 0.1%p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2분기에도 유럽의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지출의 기여도는 0%p로 여전히 정부의 역할 축소가 지속되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1년 기준 유럽 지역의 정부부채와 재정수지 적자가 기준보다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을 포함해 장기간 유럽경제 성장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확대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재정절벽 이슈로 인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상당히 어려운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절벽의 현실화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기본적인 협상안이 마련됐고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정절벽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임시예산안법의 유효기간인 내년 1분기까지 예산과 관련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합의 가능성은 있다. 이와 같이 재정절벽의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지만 정부부채 한도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미국정부의 역할 축소는 불가피하다.
미국의 재정긴축과 관련해 미국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명약관화하다. 정부의 역할 축소가 미국경제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지난 1997년 이후 미국의 GDP 갭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구간에서는 GDP에 대한 정부지출 기여율이 GDP 갭률이 플러스로 나타난 구간보다 더 크게 나타난 점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미국 GDP 갭률은 -5.9% 수준이다. 이로써 그 어느 때보다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는 재정절벽 문제로 정부지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미국경기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다만 미국경제 성장에 대해 정부의 역할은 분명히 축소되더라도 주택경기 회복이나 민간고용의 꾸준한 회복세는 가계소비의 증가를 이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미국경기 성장세는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부분이 정부지출 축소가 불가피한 유럽과 분명한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
투자 측면에서도 주택투자 확장 지속이나 내년 상반기에 재정절벽 이슈가 지나간다면 기업들의 투자활동도 강한 반등세를 나타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경제는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민간 주도의 완만한 경제성장을 이어가면서 내년에도 글로벌경제와 증시의 안전판이 되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