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정절벽 이슈 지속땐 실적주 최우선"

입력 2012-12-04 07:59
수정 2012-12-04 09:22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 이번 주 최고 관심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이다. 허리케인 샌디나 재정절벽 이슈가 과연 미국 경제지표에 반영될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간밤에 공개된 ISM 제조업지수는 이를 모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는 상당히 영향력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수 있고 오히려 재건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증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지속되고 있는 재정절벽 이슈와 관련해서는 정치권의 의견이 분분해질수록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측면이 더 많다.



물론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미국증시는 미국경제의 성장세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상당히 견조하게 추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경제 성장세가 앞으로 추가적으로 더 강화되고 가속화되기 어려운 측면도 많아 미국증시는 추가상승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런 부분이 ISM 제조업지수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간밤 공개된 11월 ISM 제조업지수 역시 미국경기의 가속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수치를 보였다. 11월 ISM 제조업지수는 49.5포인트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51.2포인트와도 거리가 있었고 전월치인 51.7포인트마저 하회하면서 3개월 만에 기준선을 다시 이탈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동안 ISM 제조업지수가 2개월 연속 미국 제조업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기준선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위축 국면으로의 재진입 가능성을 남겨둔 상황이었고 앞서 공개된 주요 제조업지수도 사전에 부진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미국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었다.



나스닥지수 3000, S&P500지수 1400포인트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공개된 미국의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각각 1개월 만에, 4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는 결과를 공개하면서 사전적으로 미국 제조업경기가 상당히 취약한 수준에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ISM 제조업지수가 제조업체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서베이지수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미국 재정절벽과 관련된 정치권의 합의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이다. 의회와 백악관의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합의가 빠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인 17일, 혹은 올 연말까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의 부진한 ISM 제조업지수의 방향성은 다음 달 초반 정도면 구체적인 방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측면에서 선행성을 가지고 있는 11월 ISM 제조업지수가 3개월 만에 기준선을 하회함에 따라 앞으로 공개될 실물경제지표들에 허리케인 샌디나 재정절벽 이슈가 조금 더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경제 성장세의 약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조업경기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ISM 제조업지수는 제조업 실물경기 회복 가능성을 현재 지지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 2월 +5.15%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지난 10월 전년 동월비 기준 +1.74%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0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산업생산 증가율에 대해 분명한 선행성을 보여주고 있는 ISM 제조업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산업생산 증가율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의 경기 역시 지난 2분기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도 현재 있지만 제조업경기가 미국경제 성장에 주된 성장동인으로 부각되지 못함에 따른 한계성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00년 이후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 GDP 성장률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가 지난 6월에 36개월 만에 기준선을 하회한 이후 다시 기준선을 만회하기도 했지만 11월의 기준선을 하회하는 부진한 추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GDP 성장률이 지난 2분기의 +2.21%를 상회하는 2.7% 전후가 되더라도 4분기에는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3분기보다 낮은 1.7% 전후에 모아지고 있고 내년 1분기 역시 GDP 성장률의 컨센서스는 1.7%다. 미국 경제성장세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은 ISM 제조업지수를 통해서도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가 중요한 것은 미국 제조업 중 실물경기와 함께 증시의 향방에도 그 방향성을 가늠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ISM 제조업지수가 다시 기준선을 하회했기 때문에 한미증시가 미국 제조업을 모멘텀으로 본격적인 상승에 무게를 두기는 상당 부분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되는 것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다. ISM 제조업지수의 부진에도 이런 부분이 반영됐을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의 마찰적인 요인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증시가 어느 한쪽으로도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현재시점에서 재정절벽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전히 실적 호전주 중심의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어제까지 사흘 연속 매수세를 유입시킨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등 수급 측면에서도 양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주를 중심으로 하는 선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