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내년 경기에 악재 혹은 기회?"

입력 2012-11-30 09:30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이번 주는 오랜만에 기분 좋은 장세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거래일이다. 산타 랠리, 연말 랠리, 1월 효과 등 연말 증시에 대해서는 사실 낙관론이 더 우세한다. 일단 미국에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에 불이 붙었다는 점이 좋다.



요즘 마감브리핑의 재정절벽이라는 표현은 고정이다. 매일 등장하는 표현인데 그 수식어는 매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똑같은 재정절벽이라는 이슈에 대해서 시장이 그날그날 다르게 반응하고 있는데 어쨌든 오늘은 올랐다. 오늘 미 증시는 장중 한때 하락권으로 내려갈 뻔 했고 다우지수는 마이너스까지 일시적으로 들어섰지만 이때 갑자기 저가 매수세가 급하게 들어오면서 결국 장 마지막까지 플러스권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이 바로 재정절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말증시는 그야말로 이때 아니면 언제 먹겠느냐는 심리가 미국에서도 상당히 보편화 된 투심이다.



오늘 미 증시의 상승폭은 비록 크지 않았지만 의미가 있었던 것은 저가매수가 갑자기 유입되면서 마이너스권을 뒤집어줬다는 것이다. 재정절벽 이야기는 오늘도 새로운 내용은 없이 여야 간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원칙적인 설명으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아무런 협상 진전이 없으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세금은 자동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세금이 오르면 가처분소득 감소로 연결되어 안 그래도 소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내년 경제에 엄청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템 에셋 스트레티지의 현지전문가 시황을 보자. 오늘 미 증시가 표면적으로 플러스였고 장중 눌림목 매수 관점이라는 전략이 오늘 하루를 지배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재정절벽이란 결국에는 해결될 수밖에 없는 이슈라고 인정하는 마당에 투자자들은 지금 들어갔다가 물리는 것보다 연말랠리에 나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그래서 다우지수는 잠깐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바로 저가매수에 의해 플러스권으로 상승 반전했다는 정황이 설명되고 있다. 그만큼 증시 격언 중 연말 랠리, 산타 랠리, 1월 효과 모두 계절적인 요인이지만 어쨌든 시장에서는 항상 통하는 정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월가의 오늘 투심이다.



재정절벽은 오늘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겠지만 여기에 대한 현재 월가의 투심과 필드의 관심은 어떤지 살펴보자. 비즈니스위크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목이 탄생했다. 팩트부터 보면 이번 재정절벽과 관련된 수치상, 금액상 규모가 6000억 달러다. 지난 QE2와 같은 액수의 부채를 미 정부는 어떻게든지 연말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가 현지에서는 재정절벽에 대해 희망감으로, 다시 말해 저가매수 관점,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시각이 더 크다는 결과다.



비즈니스위크에서 862명의 전세계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서베이를 실시했는데 이들 4명 중 3명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어찌 됐든 올해가 끝나기 전에 재정절벽 협상을 한시적으로라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여기서 한시적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은 미국의 지난 대선은 사실 종합선거였다. 상, 하원의원들도 여기서 선거를 해 뽑았는데 이번에 재선보다 초선들이 더 많이 나와 이번에 특히 하원의원들의 경우 상당수 바뀌게 되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내년에 다시 이 재정절벽에 대해 손을 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한시적 타결을 조건으로 붙인 것이다.



이들 글로벌 금융사 소속의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 가운데 40%는 이런 재정절벽 협상이 그야말로 임시방편으로 일단 고비를 넘기는 식으로 타결이 되더라도 시장은 상승할 것으로 봤다. 28%는 한시적이라는 것이 함정이다. 그리고 26%는 오히려 조건을 보면서 사람들이 주식을 더 탈 것이다,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현지 기관 투자자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양당, 즉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모두 세금에 대해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야 하는 상황에 공감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지금 시장은 이들이 과연 어떤 협상과정이 있는지, 이를 해결할 가능성이 하루하루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궁금해하는 것이고 막상 세금이 올라가더라도 이는 불확실성 해소라는 차원에서 오히려 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오히려 더 큰 걱정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 오바마 대통령이든 공화당이든 세금을 올리면 국민들이 싫어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그냥 쉽게 올려버리면 사람들의 비난이 있을 테니 여론이든 시장이든 다 시끄럽게 만들어놓고서 잘 해보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올리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욕을 덜 먹을 수 있다는 차원의 양당 간 컨센서스가 있다.



마지막으로 CNN머니의 외신 내용을 보자. 오바마 대통령과 골드만삭스의 회장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진다는 소식이 있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재정절벽이라는 이슈는 제2차 세계대전과 맞먹는 리스크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을 보고 우리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해결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월가의 대표선수로서 대통령에게 발언한 것이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전반적으로 이번 회담 결과가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부자증세에 대해서는 자신도 어느 정도 그 당위성을 인정했다.



미 대선 후 계속되는 시장의 약세는 월가와 오바마 대통령의 힘겨루기다. 표면적으로는 공화당도 있고 유태인의 대통령 길들이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금융소득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월가와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간 복잡한 싸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우리시장 오늘 개장을 32분 앞두고 있다. 오늘 장 외국인들의 흐름을 풀어보자. KBW 은행업종지수다. 미 대선이 끝난 이후 KBW 은행업종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하락 압력을 받았고 KBW 은행업종지수가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을 하면서 코스피지수도 반등 모멘텀을 마련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본사, 본점이 위치한 월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KBW 은행업종지수 반등세가 하루 더 이어졌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나라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에 대해 굳이 나쁘게 볼 이유는 없고 반등에 같이 동참하는 투심으로 해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