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 1위에 오르다

입력 2012-11-30 13:12
<앵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취임한 후 금융계열사들도 국내 강자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메이저인 삼성전자와 달리 국내시장에서만 안주하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이건희 회장이 취임하면서 삼성그룹의 금융지도도 달라졌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 국한됐던 금융사업을 증권과 카드로 확대했습니다.



이후 금융계열사들의 브랜드를 삼성이라는 한 틀에 담으면서 지금의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1등 DNA'는 금융계열사에도 투영됐습니다. 특히 IMF를 거치면서 금융계열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증권과 보험, 은행 등 금융사들이 차례로 무너질 때 이건희 회장의 위기대응은 빛을 발했습니다.



<인터뷰>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 삼성증권 사장/우리금융 회장)



"IMF 이후의 삼성이 훨씬 더 가시적으로 크게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경영을 숙성시키는 데 한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외환위기가 삼성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면서 1999년 당시 60조원이던 금융계열사 총자산은 지난해까지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삼성카드 지원 문제로 순환출자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또, 삼성자동차 부실처리로 표면화된 삼성생명의 상장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20여년간 논란이 됐던 생보사 상장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가 2007년 규정을 만들고 나서야 삼성생명의 기업공개가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박배철 생명보험협회 부장



"유독 보험쪽에서는 계속 상호회사다 이런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좀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삼성생명이) 독자적으로 경영 전략상 상장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이 제고됐다."



우여곡절 끝에 국내 1위를 달성한 금융계열사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금융계열사에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왜 안나오느냐"고 질책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생명과 화재의 해외진출은 걸음마 단계에 그치고 있고, 증권과 카드는 안방만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규제와 감독이 심한 금융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인력과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합니다.



국내 상위권에서 만족하느냐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느냐 기로에 선 삼성 금융계열사.



그룹의 적극적 지원과 국제금융 인력 양성 등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강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동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