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우려 산타랠리에 '찬물'..코스피는?"

입력 2012-11-28 09:42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신평사를 평가하는 인사고과 평가는 보통 연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신평사들이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그래야 평가가 달라지고 이에 대해 연봉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3년 전부터 언급했었다.



미 증시는 예상하지 못한 조정이 나왔다고 할 수 있고 예상했던 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항상 로이터 마감브리핑을 볼 때 비주얼을 중요하게 보는데 대충 월가 분위기가 짐작될 것이다. 지금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도 사상 최고라고 집계되고 있고 이를 근거로 한 산타랠리에 시동이 걸리기 직전 찬물을 끼얹은 것이 워싱턴의 갈등이었다는 원망스러운 제목이다.



팩트로만 보면 공화당의 상원의원 리드 메코넬의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 내용인 즉슨 재정절벽에 대해 어제 백악관도 빨리 협상하자고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야당인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간 입장 차이는 또 한번 극명하게 드러났다. 시장 반응은 이로 인해 공포지수라고 이름이 붙은 VIX지수가 상승했고 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또 한번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증시 마감브리핑인데 시장 이야기는 별로 없다. 경제지표도 대체로 좋았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무시했다고 나와 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전문가 시황을 들어보자. 지난주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정치인들도 명절을 앞두고 험한 소리를 하지 않으려 자제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시장은 이를 안도 랠리를 응용을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현실은 연휴 이후 재정절벽에 대한 정치적 갈등이 본격화된다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약간 당시에는 눈이 어두웠던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제 우리증시가 마음 먹고 반등을 하는 것에 호재로 작용한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은 어디로 갔을까. 이런 의문에 답을 해주는 블룸버그 통신의 마감브리핑 제목을 보자. 재정절벽 우려가 그리스 협상 타결이라는 호재를 덮어버렸다. 이것이 월가의 현실이다. 우리증시 입장에서는 어떤가. 어제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으로 올랐다는 부분은 오늘 어느 정도 반납을 한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바로 해석이 가능하다.



유럽 현지 반응을 AFP통신을 통해 보자. 그리스 협상에 대해 아직 끝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어제 우리증시 개장 직후이니 브뤼셀 현지시각으로 거의 새벽 2시가 다 되어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시장도 여기에 대해 화답을 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 대외이슈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국내이슈마저 우리증시보다는 밤에 열리는 미국증시에서의 평가가 더 중요하게 시장에 영향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김정일 사망이나 천안함 사태 때도 우리증시는 당일 매우 빠졌지만 막상 그날 밤 뉴욕증시에서 괜찮다는 판정이 나면 민망하게도 바로 반등하는 상황이었다. 어제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은 뉴스로서의 포장만 화려했다 뿐이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으로 설명한다. 이번 협상 타결로 그리스는 당장 12월 13일부터 내년 3월까지 구제자금이 지급되는 카드를 받게 됐지만 여기의 함정은 한 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용돈을 주듯 순차적으로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조건부다. 중간에 그리스 의회에서 긴축에 대해 입장을 뒤집는다면 상황이 망가질 수도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독일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파행은 피해보자는 쪽으로 나왔는데 향후 선거가 과열되면서 여기에 대해 시비를 걸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차원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는 표현이 나와 있다. 사람에 비유하면 연명치료 개념이다. 그리스 입장은 억울할 수 있고 유로존 입장에서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을 한 것 정도로 시장에서는 판가름이 났다. 그래서 신중하게 봐야 한다.



대외소식이 전부 오늘 우리나라 증시 갭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약간의 기대를 가져볼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내용을 보자. 골드만삭스라는 네임밸류는 월가의 국가대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이 전세계 정, 재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기관이다.



지난 위기상황 때 임용되면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라는 별칭이 붙은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와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 모두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출신이므로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이 내일 잡혔다고 공식 발표를 했고 재정절벽에 대해 월가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내부자의 소식통을 이용한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세입은 늘리고 세출을 줄여야 하는 입장에서 속된 말로 제일 손대기 쉬운 것이 금융소득이나 거래세, 배당소득 등이다. 만약 세금을 올리겠다고 부가가치세 같은 것을 잘못 손대면 소비가 왕창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정부 입장에서 금융소득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제일 쉽게 돈을 거둬들일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월가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한 명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할 말이 많다. 당장 주식으로 생활비를 벌고 쌀을 사야 하는 입장에서는 가치투자나 손절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이런 분위기가 한미 간 정치나 문화적인 교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월가가 거의 시위를 하듯 시장을 패버린 것도 여기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즉각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권 관련 업종이 거래세 도입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도 당일 빠지는 상황과 같다. 골드만삭스 회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면담 소식은 개별이슈라기 보다 앞으로 재정절벽을 포함한 여러 미 증시와 국내증시 외국인의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이슈다.



우리 증시 31분 후면 개장을 한다. 준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KBW 은행업종지수와 코스피 차트를 보자.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은 그 누구보다도 월가 금융사들이 반길 사실이라고 생각했고 사람들도 기대했지만 월가 입장에서는 그 어떤 호재도 재정절벽이라는 이슈, 자신들의 밥그릇이 줄어든다는 위기에 대해 그리스고 뭐고 소용이 없었다. 이런 이슈에 대해 월가의 반응은 상당히 날카롭고 예민하다.



그동안 코스피지수와 KBW 은행업종지수의 동행 상황을 보면 JP모간 파생상품 사고가 났을 때 KBW 은행업종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일시적인 조정이 찾아왔고 약간 길게 갔었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그리스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KBW 은행업종지수는 1.27% 마이너스다. 여기에 대해 어제 상승분 반납의 컨센서스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대신 바로 골드만삭스 회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면담이 잘 성사되면 금방 급반등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