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정절벽 불확실성에 글로벌 증시 불투명"

입력 2012-11-28 08:04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어제 미국과 유럽증시는 그리스 협상 타결이라는 재료에 대해 그동안 소문에 산 것을 뉴스에 파는 패턴을 나타냈다. 이래서 주식이 어려운 것이다. 우리증시 어제 모처럼 마음 먹고 반등했는데 오늘 상승분을 일부 반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미국 재정절벽 관련 내용을 먼저 보자. 재정절벽에 대한 공화당의 입장이 여전히 냉소적이라는 제목이다. 지금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도 사상 최고라는 집계가 나왔고 이를 근거로 한 산타랠리에 시동이 막 걸리려고 하는 찰나에 오늘 공화당 상원의원 메코넬의 발언이 또 악재로 작용했다. 내용은 재정절벽 해결에 대해 야당인 공화당 측의 냉소적인 입장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 현지 평가다.



미국 국회는 편의상 상, 하원 의원으로 명칭을 나눠 놓았지만 상원의원이 더 높고 하원의원이 더 낮은 것은 전혀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비유하면 상원의원은 당직자나 전국구 의원, 요즘의 비례대표이고 하원의원은 지역구 의원으로 보면 된다. 지난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종합선거에서 주지사도 공화당이 더 많았고 하원의원도 공화당의 과반수를 넘어간 상황이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나 재선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재정절벽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우리증시 입장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있는 그대로의 재료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미국의 재정절벽 해소 방안이라는 이슈 중심으로 그 안에 미국의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정말 인상될지, 버핏세라고 명칭이 붙은 부자증세라는 시스템이 과연 시스템에서 승인이 날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스 관련 내용을 가디언지를 통해 심도 있게 보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 증시 격언 중 제일 흔한 격언이지만 오늘 또 이런 증상이 유럽과 미국에서 나타났다. 어제 우리증시 개장 직후에 나온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소식, 결국 벼랑끝 전술의 승자는 역시 그리스였다는 제목이다. 이로써 그리스는 필요한 구제자금 조달을 하게 됐고 그 대가로 치러야 하는 긴축의 규모는 약간 줄었다. 그러므로 절반의 성공 정도를 언급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진 그리스 총리 안토니오 사마라스는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그동안 그리스는 잿빛, 어두운 시기를 지나왔다며 이제 그리스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혹은 제2의 건국이라는을 썼다. 하지만 그리스의 시어머니 격인 독일 입장에서는 이번에 환란은 피하고 보자는 의견이 나오기는 했지만 독일사람들 사전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차원에서 이번에는 일단 시간을 벌어놓고 향후 정치적인 논란도 예상이 된다는 내용이다.



그리스에 구제자금을 지급한 트로이카, 즉 EU, ECB, IMF 중 독일이 EU와 ECB의 2개 주체에 대한 영향력이 제일 크다 보니 이런 가정도 가능하다. 원래 빚도 크게 진 사람은 오히려 갑의 입장이고 큰 소리를 치게 되는 이러한 상황이다. 그리스 입장에서 볼 때는 부채가 큰 대상에 자신들이 놓였기 때문에 같이 죽는다는 벼랑끝 전술이 이번에는 통했다. 판결이 이렇게 나기는 했지만 독일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조금 더 긴축에 대해 고삐를 잡아주겠다는 표현이 나와 있다.



AFP 통신을 통해 현지 전문가 의견을 보자. 우리시간으로 아침 9시 넘어서이니 브뤼셀의 현지시간으로 거의 새벽 2시가 다 되어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우리시장은 여기에 대해 당연히 어제 화답을 했다. 대외이슈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우리나라 국내이슈 마저 한국증시보다 밤에 열리는 미국증시의 평가가 더 중요하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면 김정일 사망이나 천안함 사태 때도 우리증시가 왕창 빠졌지만 막상 그날 밤 뉴욕증시에서 괜찮다는 판정이 나오면 민망하게도 그 다음 날 그대로 반등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어제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이 뉴스로서의 포장만 화려했을 뿐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해 그리스는 당장 12월 13일부터 내년 3월까지 구제자금이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카드를 받게 됐지만 이것이 조건부라 중간에 그리스 의회에서 긴축에 대한 입장을 바꾸거나 하면 갑자기 구제자금 지급이 끊길 수 있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연명치료와 같은 개념이다. 죽일 수는 없고 필요한 지원만 차차 나눠서 하겠다는 유로존의 입장도 그리스 측은 야속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미국을 살펴보자. 골드만삭스라는 이름은 누가 봐도 월가의 국가대표라는 이미지가 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 정, 재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기관이다. 우리 한국 출신의 김용총재 바로 직전의 세계은행 총재도 골드만삭스 출신이었다. 2년 전 위기상황에서 임용되면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라는 별칭이 붙은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와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 모두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출신이다. 전세계 금융권의 회전문 인사라는 표현을 가져다 붙이게 된 기관이 바로 골드만삭스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이 내일 잡혔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지금 재정절벽에 대해 월가의 입장을 전할 것이라며 내부자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에서 보도했다. 미국은 세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속된 말로 제일 만만한 것이 금융소득이나 금융거래세에 손을 대는 것이다. 세금을 올린다고 해 부가가치세 등을 잘못 손대면 실물경제에 직격타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금융소득은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제일 쉽게 돈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의 이런 분위기는 한미 간 정치적, 문화적인 교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월가는 거의 시위를 하듯 시장을 패버린 것도 이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회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면담은 개별 이슈가 아닌 미 증시, 나아가 우리나라 산타랠리에 까지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