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아직 타결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유럽 재무장관들은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대체로 조심스럽게나마 낙관하는 발언을 했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신뢰할 만한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IMF가 말하는 신뢰할 만한 해법이란 금융시장이 그리스의 미래에 대해 더 이상 의심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의 국가채무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IMF는 현재 유럽에 대해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지금 당장 그리스 GDP의 20%에 해당하는 빚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액수로는 약 400억 유로 정도 되는데 이 정도면 유럽연합이 그동안 강구해놓은 이자 감면 같은 해법으로 충분히 줄여줄 수 있다. 문제는 IMF의 두 번째 요구다. 미래에 추가적인 부채 감축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라는 것이다.
이번처럼 이자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빚을 더 줄여줄 수 있다면 문제가 없는데 이번에 쓸 수 있는 수단을 거의 다 동원했기 때문에 미래에는 원금을 탕감하는 것 말고는 별 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오늘 새롭게 나온 이야기가 유럽중앙은행 ECB의 도움을 추가로 얻어내는 방안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가 장중에 낙폭을 크게 만회할 수 있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리스 위기가 한창일 때 그리스 국채를 시장에서 사들인 적이 있다. 그리스 국채수익률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 결과로 ECB는 상당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게 됐는데 이것을 활용한 두 가지 지원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먼저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그리스 정부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리스의 부채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이 국채를 그리스 정부에게 헐값에 되파는 방안이다. 기존에 나온 국채 바이백 방안과 같은 구조다. 예를 들어 그리스 정부가 100억 유로를 들여 액면 300억 유로의 국채를 ECB로부터 사들여 소각하면 부채 총액이 200억 유로 순감하게 된다. ECB로서도 손해볼 것은 없다. 그리스 국채를 매입할 당시 이미 액면보다 싼 값에 샀기 때문이다.
이런 방안이 기존의 바이백 프로그램과 병행해 추진될지, 아니면 대안으로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중앙은행이 정부에 돈을 대주는 꼴이 된다는 논란의 소지도 있다. 논의결과를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재정절벽 협상 역시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난 주말 오바마 대통령이 상하의원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지난 16일 같은 오프라인 고위급 회의를 다시 열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한다. 이번 주중 원내 대표급 협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역시 불투명해졌다. 지금 실무급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책임자급 또는 고위급이 만나야 할 만큼 진전된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양측에서는 공세적 발언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공화당의 하원 2인자인 메코넬 원내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세율인상에 명백히 반대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사회보장 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사회보장 지출은 재원조달 원천이 특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앞서 중산층에 대한 세 감면을 연장하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그것만으로도 1.4%p나 떨어질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