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EU 재무장관회의 재개최…합의되나?

입력 2012-11-26 08:18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그리스 자체보다는 채권단 내부의 이견 때문이다. 오늘 유럽과 IMF가 세 번째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오늘 합의가 이루어질지 여부가 확실하지는 않다. 주요 인사들이 낙관적인 발언을 하고는 있지만 일각에서는 12월 3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최종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IMF는 기존의 완고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0년 그리스 국가채무비율을 120%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그동안 고수해왔는데 그 목표를 124%로 약간 완화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IMF가 목표치를 완화한다면 앞으로 약 100억 유로 정도의 부채 감축 방안만 더 마련하면 된다는 것이 그리스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는 것이 IMF의 입장이다. 애초에 유럽이 그리스의 미래 채무수준을 너무 낙관적으로 계산해왔기 때문에 부채를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줄여야 그나마 124%로 완화한 기준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오늘 공식회의를 앞두고 유럽재무장관들은 지난 토요일에 약 3시간 동안 전화회의를 별도로 가졌는데 회의결과는 구체적으로 전해진 것이 없다.



유럽은 그리스에 대한 원금 탕감은 절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독일 슈피겔지 보도를 보면 IMF와 유럽중앙은행 ECB는 오는 2015년에 원금탕감을 통해 그리스 국가채무비율을 7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리스에 지원된 구제금융 원금 절반을 깎아줘야 가능한 일이다.



지난주 월요일 유로존 4강 재무장관회의에서도 독일이 조건부 원금 탕감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루 만에 바로 철회해버리기는 했지만 이 아이디어가 오늘 회의에서 다시 살아남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그리스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전히 이행한 미래에는 원금도 탕감해줄 수 있다는 약속 내지는 선언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에 미리 원금을 탕감해주면 그리스의 개혁 노력을 느슨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겠지만 미래의 개혁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뒤에 원금을 깎아주기로 한다면 개혁을 촉진하는 한편 원금탕감을 금지하는 독일의 법적 장애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원금탕감을 제외한다면 제일 중요한 해법 중 하나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의 이자율을 대폭 인하해주는 아이디어다. 이렇게 해서 그리스의 국가채무를 약 80억 유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조달금리가 높은 나라의 경우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해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국채를 헐값에 되사들여 소각하는 방안도 핵심 해법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지만 역시 문제가 있다. 이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그리스 국채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버려 효과가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스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되는 문제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연휴가 끝났으니 본격화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드러난 것이 없다. 주말에 있은 각종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건강보험 지출 삭감 의지를, 공화당은 세금징수 확대를 수용하겠다는 총론을 각각 재확인했다. 양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각론에 들어가 얼마나 원만하게 합의가 도출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단 재정절벽을 피하는 동시에 향후 추진할 재정개선 목표수치에만 우선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구체적인 수단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협상해나가는 일정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