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홍콩에서 주차장 한 칸이 64만(원화 약 6.94억원)를 호가할 정도로 부동산 거품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미국 CNN방송 인터넷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보도에서 이른바 '주창 재벌'로 불려온 게일 웰 그룹의 하신토 통 최고경영자(CEO)의 주차장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현재 그가 소유한 주차장 2칸은 매각할 때 무려 130만달러(약 14억원)에 팔 수 있는 고수익 자산이다. 1제곱피트당 가격이 5,000달러(원화 약 540만원)에 이른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이 최근 실시한 주차비 실태 조사에서도 작년 기준으로 홍콩의 월간 주차비는 744.72달러(원화 약 8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이미 거품 붕괴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원인이 정부가 2년 전 실시한 부동산 규제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2010년 11월 투기 목적의 주택 거래를 차단하려고 실시한 규제정책의 부작용으로 규제 대상이 아닌 주차장 등의 투기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주차용 부지 거래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하신토 통 최고경영자는 "부동산 수익률은 소매점이 2%미만, 상업용지와 주택용지가 가각 2~2.5%와 3% 정도의 수익률을 보이지만 주차 부지는 5%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경제가 휘청거리면 사람들의 처분 대상 1순위가 자동차이고 그에 따라 주차장 부지 또한 결코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