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현재 금융위기와 세계증시는 어떤 상태에 와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금융위기 극복의 3단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동성 위기 극복, 시스템위기 극복, 실물경제 회복의 세 가지 단계를 보면 7부 능선은 지난 것으로 본다. 물론 미국의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머지 3부 능선은 비교적 쉽게 가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지만 사실 3부 능선은 위기의 남은 과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앞당기는 과정에서 누적됐던 여러 비상대책의 후유증, 소위 출구전략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한쪽은 경기부양 과제이고 한쪽은 경기를 억제시키는, 후유증을 철회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상당히 험난한 과정이 예고된다.
3부 능선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 세계경제 질서가 시스템이 정착되어 엄격히 되면 3부 능선을 넘을 수 있지만 지금 세계경제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질서라고 이야기하는 뉴 노멀이 정착되지 않은 상태의 젤리형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3부 능선 극복이 상당히 힘들다.
위기 이전에는 국제규범을 G7이나 미국이 주도해왔다. 모든 경제규범 준거의 틀이 국제규범이다. 이 규범이 구속력, 이행력을 갖춰야 세계경제 질서가 정착되고 세계경제가 안정을 찾는다. 그런데 이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국제규범을 주도했던 미국, 유럽, 내년에는 일본 등의 선진국에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이 국가들이 주도했던 종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다른 국가로 이행시키기 상당히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세계경제 중심축이 지난 4년 동안 미국의 대외경제 정책이 공식적으로 아시아로 이동함에 따라 세계경제 구조가 다변화되고 특히 아시아 중심으로 변한 상태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새로운 규범에 해당되는 뉴 노멀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 뉴 노멀이 국제 공식화되는 과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각국의 이기주의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스탠더드에 대한 향수병과 함께 굉장히 과도기적 상태다. 그것을 젤리에 비유한다는 것이다. 올해 세계증시를 보면 증권사들이 조금만 좋으면 낙관적이고 조금만 안 좋으면 아주 비관적이라고 한다.
위기의 요인들이 돌출하지 않았을 때는 젤리가 부푼 상태에서 상당히 경제가 좋고 증시가 좋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본래의 실체가 나타난다. 젤리를 물었을 때는 아주 납작하게 되어 비관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금의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세계경제의 질서를 이야기하는 젤리형 상태다. 그래서 착시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앵커 > 시장에 혼란이 많다. 내년 기업들의 경영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플랜B를 생각하고 있다. 현재 계획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악재가 많고 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올해 경영계획 마련이 대부분 끝났다. 이때가 되면 신종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매스컴에서는 코코넛 위기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티핑 포인트와 거의 유사한 개념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이야기하는 코코넛 위기란 코코넛이 아주 높은 곳에 열려 떨어지지 않을 때 사람이 그 밑에 가다가 뜻하지 않게 코코넛이 떨어지면 경제주체들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그에 의해 굉장히 충격을 받는다. 왜냐하면 대비를 못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코코넛 위기다. 이것이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이다. 지금은 젤리형 상태로 정상이지만 재정절벽 같은 것이 발생하면 대단히 세계경제나 증시 입장에서 충격을 준다. 순식간에 상황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또 테일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했었다. 이는 양쪽 끝자락이 아주 얇은 구조로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적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나 경제주체들이 대비하지 않는다. 그런데 두터워져서 팻테일 리스크처럼 발생하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큰 위험으로 닥친다. 돌발악재에 해당된다. 이것이 바로 젤리형 세계경제 질서 구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 상태에서 가장 돌발변수가 될 때는 혼자 대처하면 안 된다. 공조 대처가 가장 중요한데 최근에는 이 공조가 깨지고 있는 현상을 내년 티핑 포인트에서 가장 첫 번째로 꼽는다.
앵커 > 여러 시장을 움직일 변수 가운데 가장 글로벌 공조방안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유럽이다. 지금도 유럽 악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이것이 더욱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부터 유럽에 특별회의가 열린다. 유럽과 관련해서는 계속 스페인이나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증시적인 측면에서는 학습효과 때문에 그렇게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유럽위기가 시장에 반응하는 정도가 상당히 약하다 보니 유럽위기 문제가 해결됐다는 쪽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년의 티핑 포인트에서 글로벌 공조방안의 실패와 함께 가장 먼저 꼽는 것 중 하나로 유럽위기를 꼽는 것은 위기가 발생한지 3년이 되고 있지만 위기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점이 하나도 해결될 것이 없다.
시장에서는 학습효과 때문에 착각을 일으킨다. 본래 실상대로 아주 어려운 것이 더 좋다. 왜냐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어려우면 그에 대해 대비를 한다. 그런데 내년을 어렵게 보는 것은 시장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습효과 때문에 안정적이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더 곪아터진다면 이것이 더 위험하다. 내년도 유럽위기 변수에 대해 코코넛 위기 변수, 테일 리스크 변수, 티핑 포인트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측면이다.
오늘 회의 결과가 좋아야 하는데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회의를 주재하는 핵심적인 두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가 최근 상당히 녹록지 않다. 프랑스는 신용등급 강등 조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유럽위기를 해결할 때 최후의 보루가 프랑스와 독일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8월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와 비슷하다. 이것이 지금의 유럽위기 문제다.
독일도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빠지고 있다. 전형적으로 본다면 많이 지적해왔듯 그리스나 스페인 같은 남유럽 위기가 이제는 중간자 성격인 스페인에 전염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버틸 것이라고 했던 독일과 프랑스 같은 국가들도 이제는 북유럽 위기로 전염된 상태다. 전형적으로 그레샴의 전염위기 경로를 걷고 있다. 그레샴이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악화에 해당되는 남유럽 위기가 양화에 해당되는 북유럽을 전염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것이 오늘 회의의 결과를 썩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게 하고 내년의 테일 리스크, 티핑 포인트, 코코넛 위기의 변수를 예측하게 한다.
앵커 >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경제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재정절벽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의 타결 방안은 공화당의 명분을 지켜줘야 한다. 버핏세 신설 문제는 오바마 정부 내부 입장은 세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공식적으로 공화당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본이득세를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런 식으로 절충해 양당의 명분을 찾아 타협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법정한도 확대, 버핏세를 아주 할 것이냐는 문제와 오늘처럼 버핏세 문제에 대해 줄여주되 자본이득세를 확대하는 방안이냐. 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시간을 가지고 이 문제는 타결될 것이다.
다음 달 일본의 총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경제 입장에서 유리할까, 불리할까. 바로 그 대목이 세계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경제는 은둔의 왕국처럼 비치고 있다. 본격적으로 엔고가 약세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마침내 엔달러환율이 81엔을 넘고 82엔 선으로 가고 있다. 일본이 엔고 저지책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엔화 약세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이 극단적인 우경화 조치를 한다는 이야기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지금처럼 글로벌 협조가 필요한 상태에서 선진국 중 하나인 일본이 일본경제를 살리겠다고 무조건 돈을 푼다. 지금 1%의 인플레 타깃팅을 2~3%로 올린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돈을 찍어 풀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일본경제에서는 건설국채를 일본중앙은행이 매입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인플레를 아주 안정시켰다. 그것도 구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보면 지금의 문제를 풀어갈 때 여러 가지 코코넛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조가 가장 필요한 대목에서 일본이 우경화, 극단적인 은둔의 왕국처럼 간다면 또 하나의 티핑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