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는 내년에 일본 엔화와 호주달러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10% 넘게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외환 전략팀은 내년 연말 엔달러는 90엔까지 오르고 호주달러-달러는 0.9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는 일본 총선 이후 일본은행(BOJ)이 정치적 압력 때문에 통화 완화에 나서면서 하락할 것으로 제시됐다.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제1야당인 자민당의 집권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평소 일본은행이 보다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쓰고 엔화를 약세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아베 신조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면 BOJ에 대한 압박이 커지게 된다. 통화 완화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린다. 모건스탠리는 "BOJ가 더 공격적인 통화 완화에 뛰어들면 엔화 하락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약해지면서 시장이 불안할 때도 엔화에 대한 매수가 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저금리 통화를 조달해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에서 펀딩 통화였던 엔화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진단했다.
호주달러는 호주의 광산업 호황이 시들해지면서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내려가면서 투자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호주달러 약세 재료로 특히 미국계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호주에서 본국으로 가져가 버길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적인 경기 침체에 빠진 유로존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면 통화 완화 정책을 쓰고 유로화를 약세로 유도해 수출기업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초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새로운 채권매입프로그램인 OMT가 가동되면서 유로존 재정 취약국의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 유로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건스탠리는 유로-달러는 내년 연말 1.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