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비에서 식료품비의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올 상반기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엥겔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가계의 생활형편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20일 국민계정 통계에서 올 상반기 가계 소비지출 중 식료품이 차지하는 엥겔지수가 13.6%라고 밝혔다. 2000년 하반기 14.0% 이후 가장 높은 값이다. 1970~1980년대 가계의 엥겔지수는 30~40%를 넘나들었다. 생활형편이 나아진 1990년대 중반 이후에서야 20% 아래로 낮아졌다.
하지만 이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2008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년6개월에는 연속해서 치솟았다. 이는 식료품 물가의 가파른 상승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계의 명목 식료품 지출은 2008년 상반기에 견줘 33.3% 확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물가 등 가격변동 요인을 뺀 '실질' 식료품 지출은 겨우 5.7% 느는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경기 측면에서 불황 여파가 가장 크다"며 "특히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르며 체감 경기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