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가 연속으로 기획 보도하고 있는 '산업화 50년 빛과 그림자' 여섯번째 시간입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가 출렁일 때마다 그 영향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으로 대표되는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내수산업 육성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김서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 나라가 외국과의 교역없이 자급자족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최소 1억명은 돼야 합니다.
1960년대 인구 2천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보잘 것 없었던 내수시장 탓에 우리 기업들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산업이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동안 서비스업으로 대표되는 내수산업은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온통 제조업에 쏠리면서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8만4천864달러)은 OECD국가 중 다섯손가락 안에(19개국 중 5위) 꼽힐 정도지만 서비스업(3만4천956달러)은 최하위권(19개국 중 18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내수와 수출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내수산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실장 (경제학박사)
"지속적이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내수와 수출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난 3~4년처럼 해외에서 경제적인 충격이 왔을 때 내수가 튼튼하지 못하면 빨리 회복하질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내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조업에 비해 뒤처진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비율 : 우리나라 47%, 미국 77%, 일본 74%)
이를 위해 대기업들의 서비스업 진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같은 노동력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려면 대규모 자본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경제학박사)
"유통·서비스업만큼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비중이 적은 분야도 드물어요. 자영업비중이 높다는 건 그분(자영업자)들이 직접 사업에 투자한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그런데 사업 위험도가 워낙 높다보니 안정적인 수익이 나질 않죠. 그래서 유통·서비스 산업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이 필요하고 거기서 안정된 수익을 받아갈 수 있는 급여 생활자가 많이 나오는 게 (안정적인 산업구조입니다.)"
내수시장 확대는 우리 기업들이 풀어야 할 근본적인 과제입니다.
5천만명에 불과한 자국민 수요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전문가는 "내수에 대한 개념도 변화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것만 내수가 아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서 돈 쓰는 것도 내수"라고 설명합니다.
잔뜩 움츠러든 기업들의 투자도 살아나야 합니다.
기업이 돈을 풀어야 민간 소비가 살아나고 그래야 내수 시장에 활력이 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투자를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처럼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기업들의 투자규모가 최대 10%P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확한 정책 로드맵을 제시해 안정적인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클로징>
내수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업 진입 문턱을 낮춰주고 해외 잠재 수요를 내수 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경제는 어떤 글로벌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체질로 거듭날 것입니다.
한국경제TV 김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