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글로벌 부동산 경기 최악 지나

입력 2012-11-13 07:49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양적완화 정책에 의해 부동산시장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효과를 보더라도 주식투자 입장에서는 아직 미미하다. 자금이 풀린 것이 자산시장의 증시로 유입되는 정도가 약하고 그 자금이 대부분 부동산시장으로 들어가면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독일은 가격 상승세가 굉장히 빨라져서 베를린은 20% 이상 오른 상태다. 유럽위기로 인해 위기발생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변 국가들은 굉장히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중국조차 부동산시장이 많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양적완화로 인해 당초 부동산에 집중시키는, 고용을 창출하고 경기를 창출하는 정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부분이 증시보다는 부동산시장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주택과 관련된 대표적인 지수는 케이스-쉴러 지수다. 미국 주요지역의 주택동향을 알 수 있는 지수다. 이런 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신규주택, 기존주택, 잠재주택 등 세 가지 지표에서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미국의 집값은 올해 분기당 평균 5% 정도 올라가는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미국의 주택시장이 미국의 정책의도, 특히 FRB의 정책 의도에 맞게 달아오른 것이 주택시장 모습이다.



앵커 >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중요한 요인에 대해 살펴보자.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의 위기를 따져보면 1987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증시의 대폭락 사건이 있었다. 그때 위기를 겪었고 2001년에는 IT 버블이 붕괴되었으며 이번에는 주택시장의 버블이 꺼지며 지금까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각도에서 이번의 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상징하듯 주택시장의 모습이다.



그만큼 주택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이렇게 될 경우 가격이란 항상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띠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졌을 때는 그만큼 투자 매력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투자하는 소위 체리피킹적인 소지가 있다.



또 미국이나 선진국의 인구구성을 보면 대부분 베이비붐이 주택수요를 많이 결정했기 때문에 베이비붐이 은퇴하면 미국의 집값이 안 좋아지고 선진국의 집값이 안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워낙 두텁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자녀를 한, 두명씩 낳으면 주택수요를 따라가는 에코붐 세대 역시 두터워진다. 에코붐 세대란 보통 1970년대 이후부터 1990년대 초까지 탄생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속속 주택시장 매입에 가담하는 것도 주택가격을 회복하는 요인이다.



그리고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 또 세계 글로벌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 지형도를 보면 영국, 스웨덴 등 노르웨이의 자금이 가는 국가들이 파랗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브렌트유 가격이 굉장히 높고 그동안 덜 캐냈던 노르웨이가 가격이 높은 상태에서 유전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자금이 한국의 채권시장에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 노르웨이 자금이 드러난 것도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올라가는 요인이다.



앵커 >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중앙은행의 본원통화 관련된 그림을 그려보면 상당히 본원통화의 양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창출의 가장 기조가 되는 자금이다. 그만큼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선진국들의 자금 공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무기한 양적완화 정책, 자금 풀림 여부와 관계 없이 심리적 개선효과가 큰 드라기 패키지의 일환인 무제한 국채매입, 일본 와타나베 부인이 주도하는 엔캐리 자금들이 국제사회에서 여러 왜곡 현상을 부를 정도로 많이 풀리는 상황이다.



또 중국도 2850억 위안의 돈을 새 지도부 교체 이전에 풀고 있다. 이 많은 자금들이 일단 가장 가격이 낮고 정책적으로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는 주춤하는데 반해 부동산시장은 재정절벽 여부와 관계 없이 떠오르는 것이 세계 부동산시장이다.



미국에서 주택시장에 집중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배경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의 정책 수단이 거의 없다. 미국경기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고 선진국이 추가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전통적인 수단이 없다. 재정지출은 더 이상 어렵고 금리인하도 더 이상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나중에 많은 부작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풀어대는 이유는 지금의 추가 경기부양, 특히 체감경기의 개선을 위해 고용증대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부동산시장, 주택시장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부동산에 집중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세계 부동산시장을 올리는 요인이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개인들의 자산에서 자산가격이 올라간다. 자산소득은 불로소득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가 생긴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민간소비는 대부분 국가들 GDP의 60~70%를 차지하다 보니 결국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이 회복된다. 일례로 전임 앨런 그린스펀의 경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국의 집값에 따른 자산소득 효과, 경기회복 정도를 산출했는데 주식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은 아파트 가격 변동이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 정도도 우리보다 높게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 자산소득 효과가 다른 어떠한 자산시장보다 높게 나오기 때문에 경제정책 수단이 상당히 제약된 상태에서 부작용과 관계 없이 강하게 드라이브 시키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주택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최근 부동산시장이 돌아가는 모습이다.



앵커 > 글로벌 분위기와는 발을 못 맞추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다. 부동산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최근 정부의 9월 대책에 의해 재건축 등에 정책 활기를 띠던 부분이 다시 들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4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부동산의 회복세와 달리 한국은 이상하게도 가격이 상당히 주춤하고 지금 상태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되어 앞날도 불투명하다.



세계 부동산 시장이 올라가는 요인을 따져 그것을 그대로 적용해보면 한국은 체리피킹 요소가 많지 않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계층별로 보면 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선진국 주택가격 회복에 가장 결정적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체리피킹 요소가 없다.



우리는 베이비붐 세대 이후 에코붐 세대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의 지속적인 하락 문제 때문에 인구 통계학적 관점에서 주택의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할 수 있는 에코붐 세대 등 후발 계층들의 세력이 두텁지 못하다.



그리고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비해 한국은행은 경기대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부동산시장이 상승하는 요인을 볼 때 한국이 상당 부분 그 요인과 격리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의 부동산시장도 상당히 주춤한다.



부동산시장도 역시 글로벌추세다. 글로벌추세에서는 정책도 동조화되어야 하고 플레이어들도 동조화되어야 하며 제도도 동조화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격리되어 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온다는 시각도 많다.



앵커 >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전망이다. 한국과 세계경제, 그 중에서도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고개를 들기 4개월 전에 점검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회복의 초입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상승세라는 의견과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세계 부동산시장을 점검하고 정책적 요인을 감안할 때 현재는 비관론이 많지 않다. 일시적인 회복론에 무게를 두는 시각은 4개월 전보다 상당히 약화됐다. 그만큼 세계 부동산시장의 앞날을 밝게 보는 시각이 상당히 많다.



한국의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기적 측면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어둡게 보는 시각이 있다. 정책 당국에서 뉴타운의 미분양 물량을 세일하고 있다. 시장에서가 아니라 뉴타운의 공급 주체인 서울시에서 정책적으로 세일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부동산시장의 앞날에 대해 해외에서 보는 시각은 상당 부분 좋지 않다. 수급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측면에서 어둡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