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 中 경착륙 위험 가중.. 투자 전략은?”

입력 2012-11-12 14:16
수정 2012-11-12 14:16
<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이철희 > 부시 감세가 종료될 때 생기는 세금증가 4000억 달러에 정부지출 축소로 인한 2070억 달러를 더하면 모두 6070억 달러의 재정축소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반대로 재정절벽이 발생하면 향후 10년 동안 6.7조의 정부 적자가 줄어든다. 그래서 정부 부채가 안정화되며 미국의 신뢰도가 높아지는데 반대로 경기침체를 우려해 모든 조치를 연장하면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부채의 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한다. 시장이 예상하는 6070억 달러의 재정적자 축소는 과장되어 있는 것이고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재정절벽이 경기침체를 우려한다기 보다 재정절벽의 부자증세 내에 자본이득세 인상이 포함되어 있다. 현행 자본이득세가 15%인데 25%로 10%p 정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감세 종료로 5%가 인상되고 오바마 케어로 3.8% 증세가 예상되며 피스세액공제로 1.2%의 세액공제가 종료되며 전부 10%p의 인상이 예상된다. 이는 195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과거 1987년에도 이와 같은 경험이 있었다. 그때도 20%에서 28%로 8%p의 자본이득세 증가가 있었지만 당시 입법이 1986년 10월 22일에 실행되었는데 그 전 9월에 이를 반영해 9% 정도 미리 하락을 했었다. 실제 법안이 통과된 후에는 이점 고점을 회복하고 12월 마지막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2.8% 하락했었다. 그러나 다음에는 바로 1월에 13.2% 급등하면서 원래 모습을 회복했다. 최근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그동안 주가상승이 컸고 대형주 위주인 애플 등의 주가하락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25만 달러 부자증세를 오바마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도 올해는 증세를 반대하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기 때문에 연내 타협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일단 부시감세 종료 후 대부분의 세목에 대해 증세가 완료된 이후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감세 조치에 합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내년 연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같이 의견을 일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합의할 경우 재정적자 충격이 2250억 달러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공화당의 경우 국방비 삭감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지출 삭감에 대해서도 합의할 경우 더 이상의 충격은 없을 것이다. 합의가 절반 정도 규모로 이루질 경우 많으면 2800억 달러 정도의 충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은 이미 지난해 회계연도를 보니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2000억 달러 정도의 재정적자 축소가 있었다. 이보다 800억 달러 정도 더 많은 정도일 뿐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한 합의 시기가 문제다. 내년도에 얼마나 빨리 이 부분을 합의하느냐의 문제다. 부채한도 상향이 내년 3월에 있을 것이다. 현재 16.4조 달러인 부채한도가 내년 2월이나 3월에는 만기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 협상을 할 때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



자본이득세 때문에 증시는 충격을 받고 있지만 가계의 심리는 아주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주택가격이 6년 동안의 하락세를 멈추고 올해 처음으로 2% 이상의 상승이 예상된다. 그와 더불어 가계의 금융부담 비율이라고 하는 수치가 있는데 그것이 30년래 최저로 낮은 수준이다. 가계부분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생각된다.



주택가격은 2006년 4월 이후 고점을 친 후 지금까지 6년 이상이 지났고 주택가격의 본격적인 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대개 금융위기 이후 평균적으로 6년 이내에는 회복을 경험했고 일본 같이 장기화된 나라를 제외하면 평균 5년 이내에 회복을 경험했었다. 그리고 미국의 가계 금융부담률은 2007년에 19%를 넘었지만 지금은 16% 아래로 내려와 있다. 그리고 이것은 1984년 이래 최저로 낮은 수치다. 이것이 낮아졌던 1980년대 중반이나 1990년대를 보면 소비가 4% 이상 증가했었다. 내년에는 소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여름만 해도 경착륙 우려가 있었는데 9월과 10월을 거치며 투자, 소비, 수출, 환율, 성장 등 대부분의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착륙 우려는 거의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중국 지도부가 구조개혁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970년부터 시장개방을 한 이래로 시장개혁의 모범생이라고 칭찬받았던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국유기업 위주로 성장하는 바람에 국가 자본주의의 대표주자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런 오명을 덜어내기 위해 시장개혁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올해 2월에 세계은행과 같이 군무원이 차이나2030이라는 2030년 청사진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국유기업 개혁을 천명한 바 있다. 그리고 부실화된 지방정부나 국유기업의 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1990년대 중반에 중국이 현재와 비슷한 부동산버블과 과잉투자 우려가 있었을 때 2001년 WTO에 가입하기 위해 6년 동안 구조조정을 강화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투자는 GDP 기여율의 2%로 낮아졌지만 소비가 5%대로 높은 기여를 하면서 8% 초반의 성장을 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지난 10년 동안 투자가 소비보다 우위에서 성장에 기여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소비가 투자보다 앞서서 성장에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이고 투자가 현재 3% 중반대에 기여를 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기여도가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7.7, 내년에 7.7% 성장을 전망한다.



단기적으로 유럽재정위기, 특히 자본이득세 상향 문제 때문에 증시에는 조정압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 3월 재정절벽 타협이 있을 때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충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완만한 형태의 회복보다는 재정절벽 충격 이후 빠른 회복을 내년에 가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가계나 금융시장이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현재의 재정절벽 위험이나 중국의 경착륙 위험 등을 반영해 채권형 펀드 위주로 급격히 자산배분의 쏠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무츄얼 펀드 흐름을 보면 지난 2007년 이후 5년 동안 채권형 펀드로는 1조 달러 이상 들어온 반면 주식형으로는 2500억 달러 이상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재정절벽 위험이 있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다. 재정절벽 위험이 해소되는 내년 봄부터는 빠르게 정상적인 자산인 주식이나 회사채, 고금리 투자인 대안투자 등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