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청소년기는 외모에 한창 신경을 쓰는 시기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 성장과 체중이라는 점에서도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롱다리 신드롬’이 형성되면서 성장기의 청소년들은 물론 부모들에게까지 ‘큰 키’가 화두가 되고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키를 크게 해준다는 각종 영양식품이나 기구들과 관련된 광고가 앞 다투어 실리는가 하면 키를 커보이게 해주는 신발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키 크기에 대한 소망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이나 부모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의 경우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자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다. 키가 크는데 필요한 성장호르몬은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었을 때 몇 배 더 분비되며 특히 숙면 시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장 호르몬은 잠자리에 든 지 45∼90분 뒤, 보통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일일 분비량의 75%가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 성장호르몬의 분비에 필수적인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숙면은커녕 잠들기조차 힘든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성장호르몬의 최대 분비 시간대를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장기간 놓치게 되니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또래 애들에 비해 키가 작거나 성장이 지연될 경우 아이들이 주눅 들게 마련이다. 더욱이 성장장애는 단순히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차원을 넘어 작은 키로 인해 성격형성이나 자신감, 교우관계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기에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에 따른 고통까지 가세하게 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우보한의원 조랑파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한 체격을 하고 있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조차 성장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아토피 피부염을 제대로 치료할 경우 일정 부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초기부터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말할 때 ‘따라잡기 성장’이라는 표현이 있다. 신체가 급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질병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에 제한을 받았던 아이에게 성장에 필요한 조건이나 환경을 만들어주면 키가 부쩍 큰다. 즉, 성장이 지연됐던 아이에게 만회할 수 있는 기회나 조건을 만들어주면 키가 크게 되는 것이 바로 따라잡기 성장이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이 지연된 청소년 환자일수록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된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발병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제거해주는 근본치료를 시행할 경우 아토피 피부염의 완치는 물론 정상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